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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재벌' 머스크 승부수 통할까

테슬라 "전기車 시장 키우자" 핵심 특허 공개

미국내 시장 비중 1%도 안돼

기업들에 기술 무료 제공으로 충전소 등 인프라 확대 노려

"악의적 특허전쟁은 안돼" 애플·삼성 분쟁에 쓴소리도


고급 전기차 업계의 선두주자인 테슬라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앨런 머스크가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해 특허 공개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테슬라가 보유한 전기차 관련 핵심 특허를 원하는 기업들에 무료로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소규모 시장에서 1등을 하는 것보다 전체 파이를 키워 회사를 성장시키겠다는 '괴짜' 재벌의 파격적인 전략이 어떤 효과를 낼지 주목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머스크는 12일(현지시간) "테슬라가 보유한 전기차의 핵심적인 기술을 다른 자동차 회사들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미국에서 배터리나 전기구동 장치와 관련한 160건 이상의 특허를 출원한 상태로 이 중 핵심적인 기술을 원하는 회사에 공개하겠다고 머스크는 덧붙였다.

특허 공개는 전기차 시장을 키우기 위한 선택이다. 테슬라는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실속을 강조하는 중소형 전기차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고급 스포츠 전기차를 들고 나와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 지난해에는 2만5,000대를 판매했으며 올해는 3만5,000대까지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테슬라는 매년 급성장하고 있지만 전기차 시장 규모는 여전히 미국 전체 자동차 시장 내 비중이 1%도 안 된다. 배터리 충전소 등의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 성장속도가 더딘 것이다. 이에 머스크는 기술 공개로 전기차 시장을 활성화시켜 파이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BMW에 제공하기로 이미 협의 중인 특허도 배터리 급속 충전 기술과 관련된 것으로 경쟁사들이 배터리 충전소를 늘릴수록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며 충전 편의성이 높아진다. 머스크는 "우리 경쟁자는 소규모 전기차 제조업체가 아니라 내연기관 자동차 업체"라고 말했다.



머스크의 특허 공개에 따른 또 다른 노림수는 배터리 표준화다. 테슬라가 공개한 배터리 관련 기술을 기반으로 다른 업체들이 배터리를 만들게 되면 전기차 시장에서 배터리 표준화를 주도할 수 있게 된다. 안드로이드의 오픈 소스를 통해 구글이 결국 이익을 본 것과 비슷한 이치다. 테슬라는 연간 50만개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미국에서 건설하고 있다. FT는 "테슬라의 전기차 기술을 이용해 자동차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잠재적인 배터리 구매 고객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머스크는 이번 특허 공개 방침을 밝히면서 자동차 업체들이 악의적인 특허전쟁을 벌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허를 공개할 예정이지만 '짝퉁' 테슬라를 만드는 기업이나 테슬라가 제공한 특허를 기반으로 역공격해오는 상황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그는 애플과 삼성의 특허전쟁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특허전쟁이 과연 누구에게 도움이 되느냐"며 "소송에 때문에 경영진이 경영에 집중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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