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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부터 이어진 무더위에 가뭄까지 더해지며 바다에서는 적조, 강에서는 녹조가 확산되고 있다.
8일 올해 첫 적조경보가 내려진 남해바다의 경우 조류가 증식할 최적의 조건을 갖춘 것으로 분석됐다. 바닷물 온도가 25∼27도로 높게 유지된데다 바닷물 염분 농도까지 높아지면서 코클로디니움이 번져나가기 알맞게 된 것이다. 특히 바닷물의 흐름이나 바람의 방향이 변할 경우 적조띠가 남해도 서면과 남면 해역에서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고 수산과학원은 전망했다.
전국 주요 강 역시 녹조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지난달 말 북한강에서 시작된 녹조가 한강 서울시 구간으로 흘러 들면서 지난 1일 한강 주요 지점을 조사한 결과 조류주의보 발령 기준 물질이 되는 클로로필-a 농도와 남조류 세포 수가 암사ㆍ구의ㆍ풍납 등 세 곳에서 기준치를 넘어섰다. 10일 진행할 한강 수질 검사 결과에서 또다시 기준치를 넘을 경우 2008년 이후 4년 만에 서울에도 조류주의보가 발령된다. 여전히 더위가 이어지고 큰 비소식이 없기 때문에 주의보 발령 가능성은 매우 크다.
현재 독성물질이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지난 검사에서 독성물질을 만들어낼 수 있는 마이크로시스티스가 풍납취수장에서 1㎖당 세포 수 190개, 자양과 강북에서 각각 80개, 60개 발견되는 등 조류 문제가 심각해질 기미도 있다.
낙동강과 영산강ㆍ금강 등 전국 주요 강 유역도 녹조 확산으로 몸살을 앓기는 마찬가지다. 조류가 번성한 데는 지난달 말부터 이어진 무더위와 가뭄 탓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8월 중순에 접어드는 이번주 말부터 폭염은 한풀 꺾이겠지만 오는 11일께 제주도와 남해안 지방에 비가 오는 것을 빼고는 이달 중순까지 이렇다 할 비소식이 없어 조류발생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환경부는 내다봤다.
조류를 이겨내기 위한 각별한 노력이 필요한 가운데 바다에서 일어나는 적조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황토 살포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황토는 적조생물과 함께 바닷속으로 가라앉는 역할을 한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적조경보가 내려진 남해도 서면과 남면 해역의 해상가두리ㆍ전복육상양식장ㆍ새우종묘양식장은 황토를 뿌려야 하고 육상 양식장에서는 바닷물을 여과해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류가 번성한 강이나 호수에서는 아토피 환자나 노약자 등 피부가 민감한 사람의 경우 수상레저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다만 수돗물은 안전하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현재 한강의 경우 독성물질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흙 냄새를 일으키는 '지오스민'은 검출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오스민은 인체에 위험하지 않기 때문에 수돗물에서 냄새가 날 경우 끓여 마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정수센터에서 염소와 분말활성탄을 활용해 정수처리를 강화하고 있으며 조류주의보 이상으로 상황이 악화될 경우 황토 살포를 검토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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