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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 회사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차종들이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혈투를 예고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와 쌍용차 등은 소형 SUV를 비슷한 시기에 출시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현지 시장에서 조기에 승기를 잡는다는 전략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최근 국내에서 공개한 신차 '티볼리'를 오는 3~4월께 중국에 출시할 계획이다.
주행 성능은 물론 디자인 부문에서도 기존 라인업과 비교해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는 티볼리는 현재 사전계약 대수가 6,000대를 돌파하는 등 벌써부터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아차 역시 최근 열린 경영실적 발표회를 통해 소형 SUV인 'KX3'를 상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아차의 첫 소형 SUV인 이 차는 중국에서만 판매되는 현지 전략 차종으로 기획됐다.
앞서 지난해 9월 중국에 선보인 현대차의 'ix25'는 4개월 만에 2만4,000대 이상 팔리며 현지 시장에 제대로 안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중국에 진출한 현대차의 전체 차종(12개) 가운데 6위에 해당하는 실적이며 이 차 역시 중국 외의 지역에서는 판매되지 않는 전략 모델이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연간 7만대 수준으로 설정한 판매 목표 달성도 무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국내 업체들이 중국에서 앞다퉈 소형 SUV를 내놓고 경쟁 채비를 하고 있는 것은 시장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뛰어난 연비와 실용성을 두루 갖춘 자동차 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중국 내에서도 특히 전망이 밝은 차급이다.
실제 지난 2010년 당시 130만대 수준이었던 중국 SUV 판매량은 지난해에는 396만여대로 4년 만에 3배 이상 급증하며 무서운 성장세를 과시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차체와 배기량이 작은 소형 SUV는 중국의 새로운 소비 계층으로 부상한 '바링허우(1980년 이후 출생자)' 세대를 공략하면서 시장의 영토를 확장해가는 중이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는 회사가 '소형 SUV 전쟁'의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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