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곳곳이 기상이변으로 신음하고 있다. 지난주 말 러시아에서 대규모 홍수로 최소 141명이 숨지는가 하면 미국 중서부 곡창지대에는 이상고온과 가뭄이 지속되고 있다.
대규모 인명 및 재산피해뿐 아니라 농산물 흉작으로 국제곡물가격이 급등하는 2차 피해로 이어질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남서부 크라스노다르주 일대에서 폭우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해 7일(현지시간)까지 141명이 사망했다. 이 지역에서는 지난 6일 밤 수시간 만에 월평균 강우량의 두 배 이상 되는 폭우가 쏟아져 시가지가 침수되고 산사태가 일어났다. 또 인구 5만7,000여명인 크림스크 지역의 경우 최고 7m의 강우량을 기록한 가운데 현재까지 130구의 시신이 발견되고 1만3,0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우기(몬순)가 시작된 인도 북동부 아삼주에서는 지난달 중순부터 계속된 폭우로 최소 121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아삼주의 브라마푸트라강이 범람해 105명이 물에 빠져 숨지고 16명이 산사태로 목숨을 잃었다. 또 약 60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밖에 독일과 영국 등에서도 6일 밤부터 거센 폭풍우가 발생해 사상자가 발생하고 집들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반면 지구촌 다른 곳에서는 비 한 방울도 내리지 않는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도 북부의 주요 곡창지대를 비롯해 전국의 82%에 달하는 지역의 지난달 강우량이 평년의 3분의1 수준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콩 등 주요 농산물의 파종시기가 늦어지고 오는 10월 수확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 옥수수 수출의 40~50%를 차지하는 미국 일리노이ㆍ미시간주도 수주째 40도 안팎의 고온과 가뭄에 시달리면서 20%가 넘는 경작지가 심각한 피해를 당했다. 주요 농산물 수확량이 당초 예상보다 급감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옥수수ㆍ대두 등의 선물가격은 6월 이후 32.8%, 18.5%나 치솟은 상태다. 특히 대두 11월 인도분 가격은 5일 4년 만의 최고치인 부셸(약 27.2kg)당 15.26달러까지 올랐다.
모건스탠리의 상품 리서치 총책임자인 후세인 알리디나는 "지난 겨울 강수량 부족에 이어 최근 무더운 날씨로 옥수수와 대두 가격의 재난 시나리오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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