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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타 차 단독 선두 허윤경도, 역전의 여왕 김세영도 아니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ADT캡스 챔피언십 마지막 순간 함박 웃음을 터뜨린 주인공은 신인 김민선(19·CJ오쇼핑)이었다.
김민선이 연장 접전 끝에 마침내 생애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김민선은 9일 경남 김해의 롯데스카이힐 김해CC(파72·6,551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05타를 기록한 김민선은 허윤경(24·SBI저축은행), 김세영(21·미래에셋)과 동률을 이룬 뒤 두 번째 연장전에서 버디를 잡아내 현금 박스에 담긴 우승상금 1억원을 현장에서 받아들었다.
올해 KLPGA 투어에 데뷔한 김민선은 백규정(19·CJ오쇼핑), 고진영(19·넵스) 등과 함께 대형 루키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백규정이 3승, 고진영이 1승을 거두는 동안 준우승만 두 차례 했던 김민선은 이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무엇보다도 신인상 수상의 희망을 살려냈다. 김민선이 포인트 2,167점을 마크하면서 백규정(2,244점)과 고진영(2,170점)의 다툼으로 압축됐던 신인왕 타이틀의 향방은 오는 14일 개막하는 시즌 최종전이 끝나고서야 가려지게 됐다.
이날 최종라운드 종반까지도 유력한 우승 후보는 허윤경이었다. 전날 2라운드에서 3타 차 단독 선두에 나선 허윤경은 16번홀까지 1타를 잃었어도 1타 차 선두를 지켰다. 반면 4타 차 공동 3위로 출발한 김민선은 6번홀(파4)에서 그린 주변 벙커 샷 실수 탓에 적어낸 더블보기로 우승 경쟁에서 밀려나는 듯했다. 그러나 "마음을 비우고 더블보기로 잃은 타수만 만회해야겠다"고 생각한 그는 7번홀(파3) 버디를 시작으로 10번과 12번, 15번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며 허윤경을 압박했다. 김민선과 동반한 김세영도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골라내 동타를 이뤘다. 1타 차로 쫓긴 허윤경은 17번홀(파3)에서 그린을 놓치고 보기를 기록해 공동 선두를 허용했고 마지막 18번홀(파5)에서도 버디 퍼트를 실패해 연장에 이끌려갔다.
18번홀에서 계속해 열린 첫 번째 연장전에서 세 명은 모두 파로 비겼다. 2차 연장전에서 김민선은 72m를 남기고 56도 웨지로 친 세 번째 샷을 홀 1m 안쪽에 절묘하게 붙였고 허윤경과 김세영의 버디 퍼트가 홀을 빗나가자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허윤경은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 이어 2주 연속이자 시즌 세 번째 우승이 좌절됐으나 상금랭킹 5위에서 3위(6억1,988만원)로 올라 이정민(6억2,779만원)을 바짝 추격했다. 백규정은 6위(8언더파), 고민정은 공동 7위(7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김민선은 "나도 첫 우승을 해 다행이고 매우 기쁘다"면서 "백규정과 고진영, (2년차인) 김효주 등 잘하는 동갑내기 친구들이 있어 서로가 자극이 되고 좋은 동기 부여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인왕 경쟁에 대해서는 "마지막까지 누가 될지 모르니까 최종전에서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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