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MD의 첫 단계로 터키 레이더시스템과 지중해에 배치한 미 전함의 통제권을 독일 나토 사령부가 갖도록 하는 데 합의했다. 나토의 MD계획은 오는 2018년까지 4단계에 걸쳐 진행될 계획이며 앞으로 스페인 로타항에 미국의 이지스함 4척이 주둔하고 폴란드와 루마니아에는 미국의 SM-3미사일이 배치될 예정이다.
나토 정상들은 이와 관련해 이날 성명에서 이번 MD계획이 러시아에 대항하거나 러시아의 억지력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으며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역시 "러시아를 위협할 의도는 없으며 앞으로도 러시아와 대화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러시아 국방차관은 "나토의 MD계획이 전략적 균형관계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러시아는 나토가 MD시스템을 강행하면 나토 회원국과 인접한 칼리닌그라드에 방공 미사일을 전진 배치할 것이라고 위협해왔다.
AP통신 등 외신은 이번 결정이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를 더욱 경색시킬 것이라고 이날 분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비난하며 지난 19~20일 미국에서 열린 주요8개국(G8) 정상회의에 불참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9월 초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계획이다.
한편 나토 정상들은 MD 문제와 별개로 아프가니스탄 '출구전략'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 나토는 2014년 아프간에서 완전 철수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최근 경기침체로 재정지출을 줄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프랑스 등을 중심으로 조기 철수론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