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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부터 드론까지… 크라우드펀딩의 무한 확장

대중예술가 제작비 조달 창구서 저금리 장기화 타고 규모 커져

수익률 5~8%로 매력적이지만 "안정성 검증 안돼 위험" 지적도

우크라이나 크라우드펀딩 서비스 '인민의 프로젝트'에 소개된 무인기 제작비 모금 화면. 오른쪽 아래에 목표치를 초과 달성해 102%를 모금했다고 돼 있다. /홈페이지 캡처


인터넷을 통해 투자자금을 모집하는 '크라우드펀딩'의 인기가 갈수록 치솟고 있다. 투자 대상도 영화·음악 등 대중적 영역에서 벗어나 식당 체인, 국경감시 무인기(드론)까지로 확대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친(親)정부 성향의 우크라이나인들이 지난주 크라우드펀딩 서비스 '인민의 프로젝트'를 통해 러시아와 접한 국경지대를 감시할 무인기 도입자금 3만5,000달러를 모금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우크라이나인들이 크라우드펀딩의 개념을 새롭고 아찔한 경지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이번 펀딩은 지난 1991년 소련에서 독립한 후 낙후된 정부군의 군사장비를 지원하는 활동의 하나로 이들은 지난 석달 동안 이 홈페이지를 통해 정부군의 군복과 방탄조끼 구입 비용 등을 대왔다. 당초 이들은 모금으로 대당 16만5,000달러인 이스라엘제 무인기 혹은 12만달러 상당인 미국산 무인기를 구입하려 했으나 우크라이나 국내 제작으로 방향을 바꿔 비용을 아꼈다. 이 같은 성공에 고무된 듯 '인민의 프로젝트' 측은 정부군 활동을 도울 반(反)테러 암살부대 조직비용도 모금하고 있다.

크라우드펀딩은 애초 아이디어와 예술성은 있으나 자금력이 부족한 영화나 음악 등 대중예술가들이 소규모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창구였다. 미국의 대표적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킥스타터'나 '인디고고' 등을 통해 이뤄지는 모금도 적게는 1,000달러를 밑돌고 많아야 3만달러 안팎에 그쳤다. 그러던 것이 정보기술(IT) 벤처기업들이 자사의 아이디어를 무기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금을 모으기 시작하면서 모금 규모가 수백만달러를 넘기 시작했고 전체적 시장의 규모도 팽창했다.



크라우드펀딩은 위험성 있는 투자에 전통적으로 주저하던 일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크라우드펀딩으로 520만엔을 조달한 소형 맥주 양조업자 세쓰다 사보루씨의 사례를 소개하며 "일본에서도 크라우드펀딩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에서도 24일 식당 체인 두 곳이 각각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회사채를 발행해 화제를 모았다. '칠랑고'와 '리버코타주' 두 업체는 각각 크라우드펀딩으로 300만파운드와 100만파운드의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칠랑고의 경우 5년 만기 채권에 8%의 수익률을 제시했다.

이러한 인기의 배경에는 전세계적인 저금리 기조 장기화가 있다. 저금리가 길어지면서 높은 수익을 좇는 투자자들이 크라우드펀딩을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수단으로 삼은 것이다. 일본의 크라우드펀딩 업체인 크라우드뱅크의 경우 홈페이지에 공개한 평균 투자수익률은 5.2%로 0.56% 수준의 10년 만기 국채금리의 5배 가까이 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는 2017년까지 영국에서 크라우드펀딩으로 발행될 회사채 시장 규모가 80억파운드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크라우드펀딩의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은 만큼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도 많다. FT는 "크라우드펀딩에 비판적인 이들은 자금조달 과정에서 발행된 채권의 유통시장이 없고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는는 점에서 부도 위험성이 작지 않다고 지적한다"고 전했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도 "크라우드펀딩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기업들의 자금조달 기회가 되기 위해서는 거래과정의 투명성이 정확하게 보장돼야 한다"며 "기존 금융시장과 같은 수준으로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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