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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국GM은 10년 만에 '마이너스 할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주력 차종인 '스파크'를 구입하는 고객에게 할부금 납부시 원금의 1%에 해당하는 이자를 돌려주는 것이다.
이것도 모자라 한국GM은 선수금이 없는 전액 무이자 할부도 선보였다. 한국GM의 위기의식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GM의 상황은 사면초가에 가깝다.
쉐보레 유럽 철수로 수출이 줄어든데다 대안으로 내세웠던 러시아 시장도 루블화 폭락으로 당분간 수출을 중지하기로 했다.
수출 감소분을 내수에서 메워야 하지만 이는 만만치 않다. 스파크에 대한 파격적인 마케팅에도 올 들어 지난 3월까지의 한국GM 내수판매량은 3만4,23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만4,326대보다 못하다.
한국GM은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아우디폭스바겐에도 밀렸다.
한국GM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5,026억원으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2조6,619억원)에 1,000억원 이상 뒤졌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입차 업계의 판매량이 급성장하면서 한국GM의 국내 매출이 아우디폭스바겐보다 낮았다"며 "한국GM 입장에서는 커다란 위기를 맞았다"고 말했다.
한국GM 내부적으로도 위기감이 크다.
한국GM의 한 고위관계자는 "지금을 비상상황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며 "수출물량 감소를 내수에서 보충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GM 노조는 제 몫만 챙기려 하는 셈이다. 실제 성과급 500% 지급 요구 같은 것은 전반적인 경영상황을 감안했을 때 지나치다는 얘기가 나온다. 협상 과정에서 일정 부분 조율이 되겠지만 회사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기 때문이다.
기본급 인상폭도 높은 편이다. 한국GM은 지난해 통상임금에 상여금을 포함하기도 했다. 실제 인건비를 포함한 판매관리비는 지난 2013년 9,883억원에서 지난해 1조1,912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임금협상에서 단협 사항인 차종과 생산량 확약을 해달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노조 입장에서는 매출감소로 일자리가 불안할 수밖에 없어 이 같은 카드를 꺼냈겠지만 임협에서 논의할 만한 내용은 아니라는 얘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의 상황을 봤을 때 한국GM 근로자들의 불안감이 이해는 간다"면서도 "그래도 공식절차가 있는데 임협에서 단협 내용을 거론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물론 GM이 옛 대우자동차를 인수하면서 경차 분야에서 쏠쏠한 재미를 봤던 것도 사실이고 현 경영 문제에는 '쉐보레' 철수 같은 요인도 크다.
하지만 지금은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안을 찾아야 하는 시기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조언이다.
자동차 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어쨌든 생산량과 수출량이 늘어야 회사도 살고 직원들도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과도한 급여인상이나 임협인데도 단협 사항을 요구해 굳이 GM 본사 측에 꼬투리를 잡힐 필요가 없다"고 했다.
실제 GM 본사는 한국GM 노조의 경우 회사가 어려운데도 협조를 잘 하지 않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 증산은 어렵다는 게 본사 입장이다.
스티븐 자코비 GM 해외사업 부문 사장은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 노조는 노사 간 협조를 통한 지속가능 경영에 관심이 없고 협조도 하려 하지 않는다"며 "독일 노조도 요구하는 게 많지만 회사가 위기일 때는 노조가 협상 여지를 많이 열어주고 양보도 한다"고 말했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추가 생산물량을 유치하려면 한국GM이 인건비를 포함한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을 보여야 한다"며 "현실은 그렇지 못해 이해관계자(노조)의 협조와 협력이 절실하다"고 얘기해왔다.
업계 고위관계자는 "노사 문제에 획기적인 변화가 생기지 않으면 심심하면 불거져 나오는 한국GM의 감산이나 철수설이 현실화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더 큰 그림을 보고 어떤 게 도움이 되는 길인지 따져봤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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