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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현 "아버지의 역작, 최고 대회로 키워야죠"

■ 김원길 대표 주최 바이네르오픈2R

軍휴가 나와 박상현 캐디로 변신

"절 위해 연 대회, 최대한 도울 것"

박상현의 일일 캐디로 나선 김우현(오른쪽)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싸리비로 빈 스윙해보셨어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바이네르 오픈 2라운드가 열린 19일 제주 오라CC(파72·7,137야드). 연습 그린에서 만난 김우현(24·바이네르)은 자연스럽게 군대 얘기를 꺼냈다. 지난해 11월 입대한 김우현은 현역 육군 일병이다. 휴가를 이용해 대회장을 방문, 전날에는 대회 운영 전반을 돕고 이날은 지난해 우승자 박상현(32·동아제약)의 캐디를 맡았다. 김우현은 지난해 2승으로 상금랭킹 5위에 오른 KPGA 투어의 스타 선수. 동료의 골프백을 메기는 처음이다.

바이네르 오픈은 구두제조업체 안토니 바이네르가 주최한 대회다. 김우현의 아버지 김원길(54)씨가 이 회사 대표다. 김우현은 입대 후 첫 정기휴가(10박11일)를 아버지를 위해 쓰고 있다. 놀고 싶지 않느냐는 물음에 김우현은 "아버지가 저를 위해 만들어주신 대회다. 놀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돕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바이네르 오픈은 "아들이 투어에서 우승하면 대회를 열겠다"는 아버지의 약속으로 지난해 탄생했다. 김우현이 캐디로 나선 것은 대회에 특별한 '스토리'를 입히기 위한 효심에서 비롯됐다.

김우현은 강원 인제 3군단 사령부의 경비소대에서 근무하고 있다. 골프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두려움은 없을까. 김우현은 "틈틈이 빗자루로 빈 스윙을 해왔다. 최근에는 부대에서 편의를 봐줘 클럽을 갖고 연습할 수 있게 됐다"며 "연병장의 모래는 제가 다 파내고 있다"며 웃었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골프 선수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동료들도 있지만 부럽지는 않다고 했다. "군에서도 골프를 계속했다면 골프에 지쳤을 거예요. 못해본 경험을 할 수 있고 머리를 비울 수 있는 시간도 많은 지금이 좋아요." 김우현은 골프 선수로서의 미래 설계도 군에서 구체화하고 있다. 내년 8월 전역인 그는 2017년까지 국내 무대에서 뛰고 그해 말 유럽 투어 퀄리파잉(Q)스쿨에 도전할 계획이다. 세계 곳곳을 누빌 수 있는 유럽 투어가 매력적이라고 했다.



더 큰 꿈도 있다. 아버지의 역작인 바이네르 오픈을 최고 권위의 대회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유럽 투어 거쳐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도 진출해야죠. 돈 많이 벌어와서 대회를 키우고 제 이름도 넣을 겁니다. 최경주 선배님이 그랬던 것처럼요." 김우현은 '김우현 바이네르 인비테이셔널'이라고 대회 이름을 지으면 괜찮지 않겠느냐며 빙긋이 웃었다.

한편 이날 3타를 줄인 2년 차 배윤호(22)가 중간합계 8언더파로 선두권에 올랐다. 역시 2년 차인 지난해 신인왕 박일환(23·JDX멀티스포츠)은 7언더파. 시즌 2승에 도전하는 문경준(33·휴셈)과 최진호(31·현대하이스코)는 각각 6언더파와 5언더파로 2라운드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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