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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역세권 중심 높은 청약률 상반기 인허가 물량 1년새 두배 늘어
지난 6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영등포의 도시형생활주택'세광내이처해밀'은 1억3,000만원대에 분양됐다. 공급면적 24~25㎡인 이 주택의 현재 임대조건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5만~65만원선. 투자자가 올리는 수익률은 연 6~7% 정도다. 아직 분양가 대비 매매 프리미엄은 형성되지 않았지만 은행 금리 이상의 비교적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리면서 향후 주택가치 상승도 기대해볼 만 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부동산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가 집계한 도시형생활주택 평균 분양가 추이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1,697만원에 분양됐던 전국의 도시형생활주택은 올 5월 2,213만원으로 상승했다. 상승률이 1년 새 30%가 넘는다. 반면 같은 기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1,286만원에서 1,581만원으로 22.9%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일부에서는 고분양가 논란이 일기도 하지만 이 같은 분양가 상승은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분양된 도시형생활주택은 수익형 부동산 붐을 타고 대부분 수십대1의 높은 청약률을 기록했다. 공급 과잉이라는 지적 속에서도 실제 입주를 시작한 도시형생활주택이 안정적인 임대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나자 투자자들도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수도권에 들어선 도시형생활주택은 침체된 부동산 시장 속에서도 매매가가 분양가 이하로 떨어지지 않고 있고, 연 6% 이상의 투자수익을 내는 임대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도시형생활주택은 오피스텔에 비해 전용률이 높아 같은 전용면적이라면 분양가가 더 싸다"며 "투자자들에겐 세제혜택도 주어지기 때문에 수익성면에서도 오피스텔 보다 낫다"고 분석했다.
"투자자에겐 취득세ㆍ재산세와 종합소득세 등 세제혜택이 생겼고, 임대수요자에겐 원룸 수준인 4만~5만원대의 관리비에 오피스텔보다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기 때문에 문의자가 늘고 있습니다."(영등포 A공인 관계자)
지난 2009년 전세난 해소를 위해 처음 생겨난 도시형생활주택이 올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입주를 시작하면서 수익형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면적만으로 보면 사실상 오피스텔과 같은 가격이 형성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전용률과 저렴한 관리비, 세제혜택까지 더해지면서 몸값이 오르고 있다.
◇임대사업자에 각종 세제혜택 부여=도시형생활주택은 전세난을 극복하기 위해 정책적으로도입된 소형주택인 만큼 임대사업자나 투자자에게 다양한 세제혜택이 주어진다. 특히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경우 일반 취득때 보다 풍부한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전용면적 60㎡ 이하의 경우 취득세가 면제되고, 40㎡ 이하일 경우 재산세도 면제가 된다. 또 종합부동산세 합산에서 배제되고, 5년 이상 보유할 경우 양도세도 6~35%로 혜택을 받는다. 또 20㎡ 이하의 경우 주택수에도 포함되지 않아 다주택자 규제를 피할 수도 있으며 무주택자로 분류돼 신혼부부나 1~2인 가족도 향후 아파트 청약에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는 장점이 있다.
반면에 일반 취득할 경우 오피스텔보다는 적지만 취득세 2.2%(오피스텔 4.6%)와 재산세 0.2%(오피스텔 0.25%)를 내야 하고 종합부동산세 합산과 양도소득세(1가구 2주택의 경우 양도차익의 50%)를 내야 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주택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경우 취득세와 재산세ㆍ종합부동산세를 감면받을 수 있고 5년 후 매도할 경우 양도소득세 혜택에 따라 향후 시세차익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가ㆍ역세권 도시형생활주택 인기 상종가=소형주택이 각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각종 혜택까지 더해지면서 도시형생활주택이 청약시장에서 상종가를 치고 있다. 올 상반기 강남 일대와 신촌 대학가 등지에서 분양된 도시형생활주택은 높은 청약률을 기록하며 마감행진을 이어갔다.
3월 강남구 역삼동에서 분양한'EG소울리더'는 3.3㎡당 3,288만원의 높은 분양가에도 평균 22.4대1 의 높은 청약률을 기록했다. 이어 4~5월 서대문구 대현동과 창전동에서 공급된'신촌자이엘라'와 'U-시티' 역시 각각 9대1과 3대1의 청약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들 도시형생활주택도 분양가가 2,000만원 안팎으로 다소 높았지만 임대수요가 풍부한 대학가 역세권이라는 입지여건이 부각되면서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최근 들어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이 같은 건물 내에 함께 들어서는 복합상품 공급이 늘고 있다. 시장에서는 도시형생활주택이 오피스텔보다 전용면적이 넓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해 투자가치가 상대적으로 낫다고 보고 있다. 신촌의 E공인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 분양한 도시형생활주택은 분양가가 다소 비쌌지만 고급형 오피스텔이 적은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며 "입주가 시작되는 내년 말부터 7% 이상의 수익률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올 상반기에만 5만6,800여가구 인허가=수익형부동산 붐을 타고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이 급증하면서 올 한 해 공급 목표인 8만가구를 초과할 기세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6월까지 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 물량이 총 5만6,826가구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인허가 물량인 2만9,558가구 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만5,676가구로 가장 많았고, 경기도 1만5,435가구, 부산 7,955가구, 광주광역시 3,164가구, 제주 2,926가구, 충남 2,054가구 등이다.
8월 이후 전국 주요지역에서 300가구 규모 안팎의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이 줄을 이을 예정이다. 공급물량에는 20㎡ 이하 초소형 주택도 다수 포함돼 있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이달에는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수유 푸르지오시티' 298가구가 공급될 계획이다. 전용면적은 18~37㎡이다. 또 세종시에서 분양되는 '더리치 호수의 아침'에는 200여가구의 오피스텔과 함께 22~29㎡의 도시형생활주택이 포함된다. 9월에는 경기도 용인시 신봉동에 '웅진 스타클래스' 298가구가 공급된다.
수원과 인천에는 15㎡이하 초소형 도시형생활주택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수원시 권선동에 들어서는'콤팩트하우스 권선'은 13~15㎡ 총 228가구가 공급된다. 인천 남구 주안동에는 흥한건설이 15㎡ 단일평형으로 281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이들 두 단지는 초소형으로 세제혜택과 더불어 무주택자격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밖에도 한국자산리츠와 한국토지신탁이 광주 광산구 쌍암동과 울산 남구 신정동에 각각 292가구와 297가구의 도시형생활주택을 선보일 예정이다. 안소형 닥터아파트 팀장은 "도시형생활주택은 빠르면 6개월이면 준공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 공고물량이 적은 편"이라며 "연말까지 더 많은 건설사들이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에 나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시세차익보다 연 5~6% 수익률 노려야 진영태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