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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로 옮겼더니 또다시…" 발칵
세종시로 옮긴 지가 언젠데 다시 부산으로 가라고?해양부 이관… 공무원들 한숨엄청 힘들게 집 마련해 살아갈 준비 끝냈건만…집값도 더 비싸다는데 대상자 누가될지 촉각
김경미기자 kmkim@sed.co.kr
나윤석기자 nagija@sed.co.kr
자료사진=위 기사와 관련 없습니다
"우리 과의 10명 중 8명은 이미 세종시로 주소 이전까지 다 마친 상황입니다. 아무리 공무원이라지만 6개월도 채 안돼 또 부산으로 옮기라는 명령을 받는다면 한숨이 나올 수밖에요."
17일 관가에 따르면 정부조직 개편안이 발표된 후 공무원들의 최대 관심사는 누가 새로운 조직으로 가게 되느냐에 쏠려 있다. 특히 해양수산부의 부활과 미래창조과학부의 신설로 기껏 마련한 집을 옮겨야 하는 대다수 공무원들은 자신이 선택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해양부의 경우 정원의 약 30%가 해양부로 옮겨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누가 해양부로 갈지에 대해 동료들끼리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해양부의 위치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대로 결국 부산에 자리잡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해당되는 공무원들은 불과 한 달 전 충남 세종시로 이사를 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서울 집이 안 팔려 세종시 아파트의 전세를 구하고 전셋값을 마련하는 데 엄청 고생했다"며 "부산 전셋값도 세종시보다 비쌀 텐데 부산으로 가게 되면 다시 이 고생을 해야 하나"며 고충을 토로했다. 다른 한 관계자 역시 "출퇴근이 힘들어도 저녁마다 가족 얼굴을 볼 수 있어 좋았는데 부산으로 가면 그마저도 안 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 했다.
아파트까지 분양 받아 세종시에서 살 준비를 갖췄던 공무원들은 더욱 심란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한 공무원은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또다시 거주지를 옮길 생각을 하면 막막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치열한 경쟁을 뚫고 아파트도 분양 받았는데 이 집은 어떻게 하나"라고 말했다.
미래부로 통합되는 방송통신위원회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직원들도 갑작스런 날벼락이라는 반응이다. 방통위과 국과위는 현재 서울 광화문 중앙청사 인근에 자리를 잡고 있지만 곧 경기 과천청사로 이전해 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미래부의 위치가 세종시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아지며 해당 직원들은 다시 세종시 이전을 준비하게 됐다.
방통위 소속의 한 공무원은 "정부 조직개편 발표가 난 순간 미래부에 가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세종시로 가야 한다는 말을 듣고 상당히 망설이고 있다"며 "아직 정원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가능하면 방통위에 남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해양부의 부활로 세종시 대신 부산으로 가게 된 것을 환영하는 공무원도 간간이 있었다. 국토부 소속의 한 공무원은 "세종시에 아이들이 다닐 만한 학교나 학원이 마땅찮아 나 홀로 하루 4시간씩 출퇴근에 시달리는 상황"이라며 "부산의 경우 학교∙병원 등의 인프라가 세종시보다 낫고 집값도 서울보다 싸지 않나. 해양부로 가는 것을 가족들과 진지하게 상의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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