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회원국 정상들은 3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헤르만 반롬푀이 상임의장이 밝혔다. 오는 12월에 취임하는 투스크 차기 의장은 유럽 국가들의 경기침체와 영국의 EU 탈퇴 논란, 우크라이나 사태 등 다급한 현안들이 산적한 시점에 EU 정상회의를 이끌고 각국 정상 간 중재를 맡게 됐다. 모게리니 장관은 11월부터 캐서린 애슈턴 현 고위대표의 뒤를 이어 5년간 EU 외교를 책임질 예정으로, 특히 러시아의 군사개입으로 한층 복잡해진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이라는 중책을 떠안게 됐다.
로이터통신은 이에 대해 "러시아에 가장 비판적인 동유럽 국가와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주요 고객인 서유럽 국가가 자리를 나눠 가졌다"고 분석했다. 투스크 총리는 폴란드의 반공산주의 학생운동가 출신으로 동유럽에서 보수파로 분류되는 반면 모게리니 장관은 중도 좌파로 평가된다. 특히 모게리니의 경우 41세라는 젊은 나이로 인한 경험부족과 친러시아적 태도 때문에 동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그의 선임에 대한 반발이 컸다. 모게리니에 대한 반발기류가 잦아든 데는 대러 강경파인 투스크가 차기 상임의장으로 낙점된 영향이 크다. 모게리니 장관은 외교안보 고위대표 지명 후 기자회견에서도 "EU가 대러 제재 수위를 논의하고 있지만 외교적 해결방법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EU는 이날 지도부 인사 2명을 새로 선출하면서 지난 5월 유럽의회 선거 후 지도부 인선작업을 마무리하게 됐다. 장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가 지난달 차기 EU 집행위원장에 선출됐으며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은 재선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