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심글로발이 세계 첫 상용화에 성공한 유리창 청소로봇 '윈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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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 청소, 이제 로봇에게 맡기세요”
세계 최초로 유리창 청소로봇 상용화에 성공한 일심글로발의 류만현 대표(사진ㆍ42). 류 대표는 강력한 네오듐 자석으로 유리창에 부착해 스스로 이동하며 상가나 아파트, 주택 등의 유리창을 청소할 수 있는 혁신적인 아이디어 로봇 제품을 출시, 세계 생활로봇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일심글로발이 생산하고 있는 유리창 청소로봇 브랜드 ‘윈도로(WINDORO)’는 국내 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윈도로는 상용화 이전인 올 1월 이미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박람회 ‘CES 2011’에 참가, 해외 6개국 3개 업체로부터 3만3,000대의 주문을 수주했다.
현재 독일ㆍ오스트리아에 5년간 4만5,000대를 공급하는 것을 비롯해 이탈리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덴마크, 일본, 러시아 등으로부터 5년간 약 275억원 상당의 수출 주문을 받아놓고 있다.
류 대표는 “윈도로가 특히 유럽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선진국의 높은 인건비 비중 때문”이라며 “지난 2001년 상용화된 바닥 청소용 로봇의 시장규모가 매년 2배씩 커지고 있는 것을 볼 때 유리창 청소로봇 쪽도 앞으로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5년 설립된 경북 경산의 일심글로발은 원래 초극세사를 이용해 청소용 섬유를 생산, 전량 수출해왔다. 지난 2009년 95억, 지난해 80억, 올해 90억 정도(예상)의 매출을 올리는 관련 업계 국내 2위 기업이다.
그러나 좀 더 부가가치가 높고, 지속 가능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 지난 2009년 6월 유리창 청소로봇 개발에 뛰어들었다.
류 대표는 “생활용 섬유쪽 바이어들과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청소용품을 만들지를 고민하다 유리창을 자동으로 닦는 로봇을 만들면 어떻까 하는 아이디어를 얻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북도와 포항시ㆍ포스텍이 공동 출연한 포항지능로봇연구소와 2년 반 정도 협력해 윈도로를 개발, 지난 7월 시장에 내놓았다. 기업이 아이디어와 자금을, 지방자치단체 출연 연구소가 기술개발을 각각 담당해 상용화까지 이어진 모범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윈도로는 자석을 이용, 유리를 사이에 두고 내ㆍ외측에 부착하기 때문에 청소도중 로봇이 추락할 염려가 없다. 로봇이 자동으로 유리창의 면적과 높이를 계산해 자율 주행하면서 내장된 전용세제를 분사하고 초극세사 패드가 회전하며 청소하는 방식이다.
과거 제품들이 진공모터ㆍ펌프, 흡착패드 등 고가의 부품사용으로 상용화가 어려웠던 것에 비해 최소한의 부품사용과 경량화로 상용화에 성공했고, 제품 단가도 낮췄다. 청소 성능은 손으로 청소하는 것과 비교할 때 90%정도 효과가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상용화 이후 현재까지 내수와 수출을 합쳐 1,200대 정도가 팔렸다.
최근 윈도로는 독일의 유력 경제지인 한델스블라트에 ‘로봇이 일상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내용의 특집기사로 게재됐으며 일본 NHK, 독일의 공영방송인 ARD, 영국의 채널5 등의 주요 해외 언론에도 소개됐다.
지난 9월 초 독일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중 하나인 ‘IFA2011’에서는 베스트 제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유리창 청소로봇의 시장확대를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도 있다. 무엇보다 가격 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다. 현재 윈도로는 국내에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대당 39만6,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류 대표는 “시장에서는 ‘윈도로가 25만원이면 당장 사겠다, 그러나 40만원은 너무 비싸다’는 반응이 많다”며 “제품 원가를 낮추고 일부 성능을 보완한 윈도로 2차 버전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가 인하와 성능 업그레이드를 위한 연구개발을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자금이 투입돼야 하지만 은행권이나 벤처캐피털에서는 미래 사업성 보다 현 재무제표만 본다”며 자금확보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류 대표는 “미국 아이로봇(iRobot)이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전 세계 바닥청소로봇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것처럼 소비자들에게 ‘유리창 청소로봇=윈도로’의 인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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