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범인은 이슬람으로 개종한 캐나다 국적의 마이클 지하프-비도(32)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건은 캐나다 정부가 전날 국내 테러위협 등급을 하위에서 중간 등급으로 상향 조정한 가운데 발생한 것으로 단순한 총격이 아닌 테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시 ‘테러공포’에 휩싸인 미국과 캐나다 정부는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하퍼 총리의 전화통화를 통해 굳건한 동맹 관계를 재확인했다.
◇괴한 의사당 난입 후 30여발 총성 = AP,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 괴한은 국회의사당을 포함한 공공건물이 있는 ‘팔러먼트 힐’(Parliament Hill)에 침입해 오전 10시께 국립전쟁기념관 앞에서 보초를 서던 경비병에게 총을 발사했다. 괴한은 이어 의사당 방향으로 진입했고 이 과정에서 최소 30여 발의 총성이 울렸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인근 공사장에서 일하던 한 목격자는 “괴한이 검은 옷에 얼굴에는 스카프를 두르고 있었으며 의사당 방향으로 뛰어가다가 승용차를 빼앗아 타고 팔러먼트 힐 중앙부로 차를 몰고 갔다”고 말했다. 괴한은 의사당 건물 안으로 들어갔으나 곧바로 경찰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경찰, 공범 가능성 수사…2∼3명 용의선상에 = 캐나다 당국에 따르면 사망한 범인은 32세의 마이클 지하프-비도로 신원이 확인됐다. 자세한 인적 사항과 범행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그가 이슬람교로 개종했으며 캐나다 퀘벡 출신으로 알려졌다. 오타와 경찰 대변인인 척 베느와는 “이번 총격에 연루된 용의자가 2∼3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캐나다 경찰은 경비병에 총격을 가한 범인과 의사당 건물 안으로 난입한 범인이 동일 인물인지를 현 시점에서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총격은 퀘벡의 한 주차장에서 이슬람으로 개종한 한 20대 남성이 자신의 승용차로 군인 2명을 치고 도주하다가 사살된 지 이틀 만에 발생한 것이다. 군인 중 한 명이 사망한 가운데 퀘벡 경찰은 이를 테러로 규정한 상태다. 캐나다 정부는 이슬람 근본주의 단체의 소행이라는 의혹을 갖고 전날 국내 테러등급을 상향시켰다.
◇미·캐나다 대테러 공조 강화…加총리 “비열한 공격” = 하퍼 총리는 이번 총격에 대해 “비열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제이슨 케니 장관은 이날 경비병의 사망 후 애도를 표하면서 “캐나다는 공포에 떨지도, 위협에 굴복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하퍼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너무나 잔인무도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통화에서 캐나다에 대한 미국민의 유대감을 강조하며 필요한 지원을 약속했다.
미국은 테러 가능성을 우려해 현지 미 대사관을 임시 폐쇄했으며 캐나다도 워싱턴DC의 자국 대사관을 임시 폐쇄했다. 또한 이날 토론토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명예시민권 수여식 등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 관련 행사 2건도 취소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