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금융회사 후순위채 발행이 최근 늘어나자 불완전판매에 따른 투자자들의 피해를 우려해 암행 점검(미스터리 쇼핑) 등에 나섰다"고 15일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금융회사의 후순위채권 발행잔액은 40조5,200억원으로 4년 만에 40조원을 넘어섰다. 후순위채 발행잔액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감소하다가 2011년 이후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후순위채권은 일반채권보다 높은 금리를 제시하지만 회사가 파산했을 때 채무 변제순위가 일반채권보다 뒤에 있는데다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어서 고위험 상품으로 꼽힌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금융회사들이 자사 창구를 통한 후순위채 판매를 제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면서 "재무구조가 취약한 금융회사의 후순위채 발행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금융회사의 후순위채권 발행은 저축은행을 제외한 모든 권역에서 늘어났다. 은행권은 6월 말 35조5,887억원으로 지난해 말 34조8,251억원보다 2.2% 증가했다. 바젤Ⅲ 도입을 앞두고 자본인정요건이 엄격해지기 전에 미리 발행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도 2010년 이후 자기자본 확충을 위해 후순위채권 발행을 확대했다. 증권사의 발행잔액은 지난해 말 21조591억원에서 23조91억원으로 6.9% 증가했다.
보험은 농협생명의 후순위채권 발행액(2,000억원)이 더해지면서 같은 기간 3,490억원에서 6,860억원으로 급증했다. 다만 저축은행은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 이후 투자수요가 줄어들면서 9,809억원에서 7,198억원으로 26.6%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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