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처 닮아 살인…‘묻지마 살인범’에 2심도 무기징역

전처와 뒷모습이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길 가던 여성을 살해한 살인범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4부(성기문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씨(55)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씨의 살인 범행은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무차별 살인으로서 대낮에 주택가에서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단지 전처와 뒷모습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살해한 행위는 어떠한 변명으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가족을 부양하며 결혼을 앞둔 피해자가 범행으로 생명을 잃었고, 피고인이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족들이 아직 용서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재판부는 살인범행의 수법과 경위, 이씨의 알콜중독정도를 고려해 위치추적장치의 부착이 필수적이라고 봤다.

가정폭력을 이기지 못한 아내가 딸을 데리고 가출한 것에 앙심을 품고 있던 이씨는 지난 6월 서울 광진구 구의동 자택에서 불특정 여성을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흉기를 주머니 속에 넣고 집을 나섰다. 그 후 집 근처 골목길에서 이씨는 자신보다 앞서 걸어가는 피해자 A씨의 뒷모습이 아내와 비슷해 보니자 등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그는 홧김에 살인을 저지르고 다시 집으로 태연히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