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17일 '강남역 일대 종합배수개선대책' 발표를 통해 삼성사옥 인근 역경사 하수관에 분리벽 설치, 용허리 빗물저류조 유입관 추가 신설, 고지대 빗물 유입시설 확충 등의 침수피해 예방 긴급 대책을 내놨다. 기존 배수시설의 성능을 개선해 침수피해를 줄여보겠다는 것이다. 다만 빗물을 가둬 지나가게 하는 대심도 터널설치 등은 대규모 예산이 들어가는 데다 지반문제 등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구체적인 추진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시에 따르면 강남역 일대는 고지대 물이 한곳으로 흘러드는 항아리 지형인데다 강남대로 하수관로 설치 오류, 반포천 상류부 통수능력 부족, 삼성사옥 하수관로 시공 오류 등 4가지 원인 등으로 폭우시 상습침체를 겪고 있다. 서울시는 이에 따라 올해 우기 전까지 시비 5억 원을 투입, 역경사로 잘못 시공된 강남역 삼성사옥 인근 하수관로 흐름을 개선하는 공사를 시행한다.
특히 서울시는 앞으로 삼성사옥 지하보도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설치된 하수도를 정상화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하고 삼성측과 협의를 진행한다. 김학진 서울시 물순환기획관은 "정상 절차를 밟아 연결통로가 설치됐지만 그 탓에 하수관의 일부 구간이 높아져 전체 통수능력의 15%밖에 발휘하지 못하게 됐다"며 "삼성 측과 근본적인 대책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사옥 지하보도가 행정적으로는 하자가 없지만, 이 때문에 역경사 하수관로가 만들어지면서 상습침수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어 지하보도를 이전하거나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강남역과 삼성사옥을 연결하는 지하통로는 유동인구가 많고 성업중인 지하 상가처리 문제 등이 있어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서울시는 강남역을 제외한 나머지 시내 주요 침수취약지역 33곳 중 성대시장 일대, 신촌현대백화점 일대 등 5개 지역은 올해 하수관거 증설, 빗물펌프장 신·증설 등을 통해 사업이 완료되고, 내년 4개소, 2017년 9개소, 2018년 6개소가 사업이 마무리되면 서울시 전역의 침수피해는 대부분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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