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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김영란법, 충분한 논의 후 원안처리 가능”

“적용범위 축소 후 통과” 주장한 朴 대통령과 이견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2일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4 옴부즈맨 글로벌 콘퍼런스’에 참석해 ‘김영란법’의 처리를 촉구하는 내용의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2일 대표적인 ‘관피아(관료+마피아)’ 방지법으로 꼽히는 부정청탁 및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일명 김영란법)과 관련해 “충분한 논의를 하면 원안대로 갈(통과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영란법을 처음 만든 김 전 위원장은 이날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4 옴부즈맨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내용의 주제발표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김영란법은 지난 2013년 8월 제출된 뒤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김 전 위원장의 ‘원안 통과’ 발언은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김영란법 적용) 대상을 너무 광범위하게 잡으면 현실성이 떨어지고 관련 대상자들의 반발로 오히려 실현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1차적으로 정치권 및 고위공직자 등을 대상으로만 시행하자고 한 것과 정반대의 주장이다. 19대 국회 상반기 정무위 법안심사소위는 지난 5월 공공기관을 비롯해 사립학교, 국·공립 어린이집, 사립 유치원·어린이집은 물론 민간 언론사를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 경우 최대 215만명이 김영란법의 직접 적용을 받게 된다. 간접 규제를 받게 되는 가족을 포함하면 규제 대상은 약 2,0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김 전 위원장은 김영란법에 의해 공직자의 가족까지 규제를 받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도 “가족을 직접 규제 대상으로 삼는 게 아니라, 가족을 매개로 해서 공무원이 우회적으로 부패하는 부분을 규제하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법조항을 정교하게 만들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공직자의 가족을 통한 ‘우회적 부패 루트’를 막을 수 있다는 게 김 전 위원장의 설명이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에 민간 언론사까지 포함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민간 언론사 포함 문제 때문에) 너무 많은 논의가 필요하게 되고 법을 완전히 다시 손봐야 하는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며 “현행대로 가는 것이 더 옳다”고 말했다. 정부가 제출한 김영란법에는 언론사 중 정부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한국방송공사(KBS)·한국교육방송공사(EBS)에 종사하는 직원에 대해서만 규제를 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정부가 일부 지분을 갖고 있거나 공적 보조금을 받는 언론사는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게 돼 형평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 전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김영란법의 부칙에서 1~2년의 (시행 유예) 기간을 두었으니까 충분히 1년 동안 더 논의해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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