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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축문화大賞] 특별기고-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품격있는 공간은 국가 경쟁력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세계적 인기를 얻으면서 노래의 배경인 강남을 찾는 외국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강남에 별 매력을 못 느끼던 미국인이나 유럽 사람들에게도 인기 여행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해외 언론들도 자국 국민들에게 강남을 소개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강남을 브랜드로 키우려는 움직임들이 바빠졌다.

강남을 잘 모르던 외국인들이 강남을 좋아하게 된 이유는 물론 싸이의 노래 때문이다. 노래가 주는 즐거움, 즉 문화적 감수성을 강남에서 느끼기 위해서다. 도시공간이 만들어내는 문화적 경험은 곧 도시의 품격이자 브랜드가 된다.

우리나라는 여수엑스포를 비롯해 G20정상회의와 핵안보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 하계올림픽과 월드컵에 이은 동계올림픽 유치, 세계 7번째 20-50클럽 가입 등 세계 9위 무역대국이라는 경제력 못지않게 국가위상도 높아졌다. 그러나 높아진 국가위상 만큼 국토품격이 높지는 않다.

도시 주변은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고 공공 공간으로 남았으면 좋았을 토지가 사유화돼 주변 지역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건축물의 디자인, 색깔, 배치 등을 비롯해 전체적으로 아쉬운 점이 많으며 문화적 감동을 주는 공간이나 건축물은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반면 장구한 세월 동안 개발과 발전이 이루어진 유럽을 가면 품격과 문화가 느껴진다. 도시와 토지의 이용이 개방적이고 깔끔하다. 친수구역도 우리는 아파트 개발이 중심이지만 유럽은 일반 시민들을 위한 개방된 공공공간으로 남겨뒀다. 이런 차이는 하늘에서 내려다볼 때 더욱 극명하게 대비된다.

우리는 도시경관이나 국토품격을 가꾸기에는 급하고 여유 없는 현대사를 보내왔다. 일제강점기, 6ㆍ25전쟁이라는 역사의 고비를 넘기자마자 세계 도시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급격한 도시화 과정을 거쳤다. 도시 팽창에 대응해 부족한 재원과 경험으로 기반시설과 건축물을 신속히 공급하는데 급급했고 품격이나 경관을 생각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과거 우리 사회가 품격, 경관 등 무형적 가치를 고려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 동안 우리가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국토의 품격에 눈 돌릴 여유가 없었다면 이제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 달려온 길을 되돌아볼 때다. 그간에는 양적인 관점에서 국토를 관리하고, 증가하는 수요 대처에 집중해 왔지만 이제는 국토의 질적 관리에 신경을 써야 되고 아름다움과 품격을 고려해야 한다. 품격 있는 공간은 그 사회가 지닌 문화 수준을 총체적으로 나타내며 시민들에게 자긍심을 불러일으킨다. 중요한 관광자원이자 국토 경쟁력의 핵심 요소이기도 하다.

정부는 2007년 건축기본법 제정을 시작으로 제1차 국가건축정책기본계획,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 등 건축문화 진흥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국토환경디자인 시범사업을 통해 선도모델을 만들고 지역특성에 맞게 도시를 재생하도록 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한옥 보급을 위한 기술개발, 전문인력 양성, 한옥건축 지원 등 지원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4대강 사업을 통해 비닐하우스로 뒤덮여있던 하천을 친수공간이자 국토 경관을 선도하는 랜드마크로 변모시켰다. 보금자리주택을 통해 성냥갑 아파트가 아닌 품격 있는 주거환경을 조성하고 혁신도시에 색채를 입혀 지역별 개성을 살리고 있다. 각종 국책사업을 통해 품격 있는 국토를 만들고 있다.

한국건축문화대상은 지난 20년간 아름답고 창의적인 건축물을 발굴하고 알림으로써 우리 사회에 우수한 건축물이 확산되고 국민들의 건축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데 크게 기여해왔다. 우리가 건축문화 선진국으로 도약하는데 한국건축문화대상이 더욱 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건축인들도 자긍심을 갖고 창의성과 열정을 적극 발휘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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