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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저 가속페달 살짝 떼나

■ G20, 아베노믹스에 견제구<br>국제사회 비난 거세 금융완화 속도조절 할 듯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이 발표할 공동성명은 지난 12일 선진7개국(G7)이 '시장이 결정하는 환율을 지지한다'는 원칙을 담은 성명에서 진일보한 내용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ㆍ중국 등 신흥국들이 참여하는 G20회의에서는 일본의 엔저유도 정책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와 견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G20회의 이후 '아베노믹스'의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당초 G7은 신흥국들이 참여하는 G20회의에서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한 환율경쟁이 의제에 오르는 것을 피하기 위해 황급히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환율전쟁에 대한 입장과 성명에 대한 해석이 선진국그룹에서도 엇갈리며 외환시장은 오히려 혼란에 빠졌고 G20회의에서 환율 문제를 둘러싼 각국의 치열한 공방이 불가피해졌다.

G20 성명 초안에 '통화의 경쟁적인 절하를 회피한다'는 보다 직접적인 문구를 넣는 것은 원론적 내용에 그친 G7 성명 발표 이후 환율전쟁 논란이 오히려 불거진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급격한 엔저로 수출경쟁력에 타격을 받은 한국을 비롯해 아베노믹스 비판세력이 대거 참여하는 G20회의에서 환율공방이 벌어지는 만큼 가장 주목되는 것은 당사국인 일본의 반응이다.



일본은 앞서 엔저 기조를 견제하는 차원에서 발표된 G7성명에 대한 "G7이 아베노믹스를 인정했다"는 아전인수식 해석으로 시장의 혼란을 부추긴 바 있다. 아소 다로 재무상은 G20회의에서도 "일본은행의 금융완화는 디플레이션 대책일 뿐"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할 계획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상 통화가치 절하를 노린 양적완화에 깊은 불만과 우려를 품고 있는 국가들로부터 쏟아질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앞서 일본의 고위 경제관료들이 수출기업 경쟁력 회복을 위한 적정환율 수준과 주가지수 목표까지 직접 언급하는 등 엔저 유도 의도는 이미 누차 드러난 상태다. 14일에는 차기 일본은행 총재 후보로 거론되는 이와타 가즈마사 니혼게이자이연구센터 이사장이 "엔화의 적정수준은 달러당 90~100엔"이라며 "2%의 물가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엔고를 시정하는 것이 필수불가결하다"고 발언해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G20회의 이후 아베 정권이 국제사회의 견제를 의식해 아베노믹스의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앞으로 아베 정권이 금융정책을 펴는 데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며 이는 아베노믹스 진행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도쿄 소재 BNP파리바증권의 오카사와 야스야 본부장은 해외에서 제기되는 엔저 견제로 "엔저 기조에는 변함이 없겠지만 속도는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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