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 저층부 3개 동 조기 개장을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시가 롯데의 임시사용승인 신청에 대해 안전과 교통대책이 미흡하다며 지난 7월 반려하면서 좀처럼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송파구에서 수차례 발생한 도로 지반침하가 제2롯데월드 공사 및 석촌호수 수위 저하와 관련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일단 롯데그룹은 13일 서울시의 지적사항에 대한 보완대책을 제출하는 등 가능한 추석 전 개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모습이다. 제2롯데월드 저층부 조기 개장을 둘러싼 논란들을 짚어봤다.
조기 개장인가 예정된 개장인가?
제2롯데월드는 당초 저층부를 먼저 개장할 계획으로 사업을 진행해왔다. 현재 롯데가 조기 개장을 추진하는 저층부는 제2롯데월드 전체 4개 동 중 초고층 타워동을 제외한 에비뉴엘·쇼핑몰·엔터동 3개 동이다. 저층부 공사는 5월 말께 완료됐고 이른 시일 내에 조기 개장하는 것이 목표였다. 교통 및 안전대책 마련도 그 일정에 맞춰 수립되고 진행됐으며 저층부에 입점하는 1,000여개의 업체도 일정에 맞춰 개장을 준비하던 상태였다.
다만 올 초 공사현장에서 배관 파열 등 사고가 몇 건 발생하고 세월호 참사로 안전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커진 것이 변수가 됐다. 서울시가 제2롯데월드 전반에 대한 안전보완조치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시는 현재 제2롯데월드가 국내 최고 초고층 건축공사인 만큼 기존의 법 규정 이상으로 안전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서울시 입장이다.
공사 중인 건물 개장?
이번 조기 개장에서 초고층 타워동은 제외돼 출입 자체가 제한되며 공사가 완료된 나머지 3개 동만 개장된다. 결국 안전의 관건은 타워동 공사로부터 보행객들을 지키는 대책이다. 롯데는 6월 임시사용승인 신청 당시 타워동 공사와 관련한 안전구역을 확보하고 낙하물 비산 방지대책 등을 마련한 상태였다. 이에 대해 시는 시민자문단의 의견을 반영해 낙하물 방호대책 등을 더욱 강화할 것을 롯데 측에 요청했다. 롯데는 현재 관련 보완사항을 마무리 짓고 시에 결과를 제출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동으로 구성된 복합건물을 순차 개장하는 것은 싱가포르 등에서는 일반화된 사례"라며 "인근에 건물 공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완공된 건물을 개장하지 못한다는 것은 지나친 주장"이라고 말했다.
'임시사용승인' 역시 제2롯데월드 전체를 하나의 건축행위로 보기 때문에 사용되는 용어다. 정식 사용승인은 제2롯데월드 전체 공사가 마무리된 후 나게 된다. 임시사용승인을 '공사 중 개장'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교통대책 없다?
저층부 임시 개장을 위한 교통대책은 이미 완료된 상태라는 것이 롯데 측의 설명이다. 현재 롯데는 시가 제2롯데월드의 건축승인을 내주며 마련한 8개 교통개선대책 중 잠실역사거리 지하보행광장 조성, TSM 교통 체계 개선사업 등 5개를 이미 완료했다.
나머지 3개 중 하나인 탄천변 동쪽 도로 확장건은 롯데가 지난해 이미 450억원을 납부했다. 또 송파대로 지하 버스환승센터는 5월 착공했고 타워동 준공 전까지만 끝내면 되는 조건이다. 롯데 측은 오는 2016년 9월 전에 공사가 마무리된다고 밝혔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올림픽대로 하부 미연결구간 지하화 문제는 당초 계획에 없던 것으로 주민들의 민원 제기로 서울시가 추가로 요구한 사항이다.
저층부 개장 후 교통혼잡을 줄이기 위해 쇼핑몰 주차장 유료화 등 다양한 수요관리 방안도 마련했다. 교통시설 개선과 운영계획이 더해 발생교통량의 절반을 감축시킬 수 있다는 게 임시 개장을 준비하는 롯데의 입장이다.
올림픽대로 공사비용 부담은?
13일 롯데는 올림픽대로 하부 미연결구간 공사의 1단계 구간인 1.12㎞(지하화 520m 포함) 전체를 직접 시공해 기부채납하는 안을 시에 제출했다. 공사비용은 약 800억원으로 추산되며 2010년 계획 당시 롯데가 부담하기로 한 520m 지하화 공사비용 약 480억원은 물론 2013년 7월 실시설계를 하면서 늘어난 678억원보다 100억원 이상 더 부담하는 셈이다. 하지만 시는 장미아파트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면서 구간 전체를 지하화해야 한다며 공사비 납부액을 1,108억원으로 증액할 것을 요청하면서 시와 롯데의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었다. 시는 제2롯데월드 공사로 발생한 민원이므로 롯데 측이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롯데가 공사비 부담액을 808억원으로 늘렸고 또 시는 당초 공사안(520m 지하화)에서 시의 공사비로 120억여원을 책정했던 만큼 둘의 협상 여지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이 공사계획을 담당하는 서울시 도로계획과 관계자는 "임시사용승인이 검토되는 동안 롯데와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로 침하가 제2롯데월드 탓?
일각에서는 최근 3개월 사이 송파구 일대에서 잇따라 발생한 도로 지반침하현상이 제2롯데월드 공사 과정에서 석촌호수 물이 지반으로 흘러들어가 생긴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발생한 도로침하 모두 제2롯데월드 공사와는 무관한 것으로 판명됐다. 시는 6일 발생한 석촌지하차도 도로함몰과 관련, 인근 지하철 9호선 공사현장에서 실시 중인 실드터널공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앞서 발생한 네 차례의 지반침하도 하수관 파손이나 상수도관 누수로 물이 새나와 지반이 약해진 것으로 송파구는 파악하고 있다. 서울시 조사단은 "석촌호수와 현장의 거리 등을 감안할 때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석촌호수 주변 지하수 수위가 일정한 높이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지하수가 빠지면서 공동이 생기는 싱크홀은 현재로서는 발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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