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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오바마를 지미 카터로 만들었다"

유약한 오바마 외교 '무능' 상징 야유 받아

사태 주도권 잡은 푸틴 미와 외교전략서 압승

'모든 패를 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지미 카터'에 비유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최근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둘러싸고 맞붙은 두 강대국 지도자의 외교전략이 극과 극의 평가를 받고 있다. 옛소련 비밀경찰 출신답게 교묘한 배후조정으로 크림반도를 접수한 푸틴과 일관성 없는 유약한 외교로 안팎의 신뢰를 잃은 오바마의 대결구도에서 현재까지의 승자는 단연 푸틴이다.

대니얼 헤닝거 월스트리트저널(WSJ) 부편집장은 6일(현지시간) 칼럼에서 "푸틴이 오바마를 완전히 지미 카터로 만들어버렸다"며 지난 1970년대의 카터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오바마 대통령이 외교상의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터 집권기는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이란의 미국대사관 인질사건 등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위상이 크게 흔들린 사건이 연이어 터지며 미 정부의 무능한 외교력이 집중적인 비난을 받았던 시기다.

헤닝거는 지난 한주 동안에만도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을 비롯해 이스라엘의 이란 선박 나포,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발사, 러시아의 쿠바 내 군사기지 설치계획 발표, 중국의 국방예산 확대 발표 등이 연달아 터져 나왔다며 오바마의 '카터화(Carterization)'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뒤에서 이끄는' 오바마의 외교는 국제정세를 다루기에 너무 약하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오바마 외교가 '무능'의 상징으로 야유를 받는 반면 푸틴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주도권을 쥔 채 상황을 유리하게 몰아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크림자치공화국 의회에서 러시아와의 합병안을 채택된 것은 "거의 확실하게 푸틴의 배후조정에 의한 것"이라며 "푸틴은 자신이 모든 패를 쥐었다고 여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는 16일 러시아 귀속에 대한 주민투표가 남아있기는 하나 이날 크림 의회의 결정으로 푸틴은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게 됐다.

하버드 케네디스쿨의 니컬러스 번스 교수는 앞서 미국 일간 보스턴글로브 기고를 통해 "푸틴은 대담하게 미국과 유럽의 허를 찌르면서 시합 초기에 결정적 우위를 차지했다"며 "푸틴은 여전히 초강대국 간 체스게임을 장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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