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EXPO)는 세계박람회(Exposition)의 준말이다.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축제로 불리지만 다른 두 축전이 스포츠에 국한된 데 비해 주제가 실로 광범위하다. 굳이 꼽자면 '기술의 발전'을 들 수 있는데 그로 인한 문명의 변화까지 다룬다는 점에서 인류의 삶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다.
엑스포는 최초의 올림픽(1896), 최초의 월드컵(1930)보다 역사도 오래됐다. 지난 1851년 5월1일 영국에서 개최된 만국산업생산품대박람회가 근대 최초의 세계박람회로 기록된 이유는 국제성에 있었다. 이전까지의 박람회가 주체국만 참가하는 지엽적 성격을 띤 데 반해 25개국에서 1만3,000여개의 전시품이 출품됐기 때문이다. 더 타임스는 5개월간 600만명을 동원한 이 박람회를 전세계 모든 민족을 하나의 목적 아래 동원한 최초의 사건으로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세계박람회는 최신 발명품의 데뷔 무대가 됐다. 증기기관차ㆍ전화기ㆍ축음기ㆍ자동차ㆍ비행기 등이 모두 세계박람회에서 첫 선을 보였다. 1939년 미국 뉴욕박람회에서는 TVㆍ나일론ㆍ플라스틱ㆍ녹음기가 한꺼번에 등장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1893년 시카고박람회 때 처음 참가했다. 8칸 기와집을 짓고 나전칠기ㆍ가구ㆍ보료ㆍ갑옷을 전시했다고 기록돼 있다. 1993년에는 대전엑스포를 개최하면서 엑스포 참가 100년 만에 주최국이 됐다.
오는 12일에는 국내 두 번째 세계박람회인 여수엑스포가 개막된다.
엑스포의 주제는 당대를 반영해왔다. '살아 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테마로 한 여수엑스포는 세계 최초로 환경지침을 제정했다. 수소연료전지 건물 등 박람회장 전체가 신재생에너지로 가동될 예정이다. 단순한 기술 전시를 넘어 에너지 고갈 및 기후변화에 대비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최초의 환경박람회다. 특히 해양로봇관은 인류가 당면한 여러 한계를 로봇을 통해 극복한다는 메시지를 첨단로봇으로 표현,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대전엑스포를 다녀간 1,400만명에게 한국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면 여수엑스포는 최첨단 기술력을 세계에 보여줌으로써 무역 2조달러 시대로 전진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바닷길을 지키던 충무공의 얼이 서린 여수가 세계 해양문화의 중심지, 나아가 생명의 근원인 바다에서 인류의 희망적 미래를 길어 올릴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승화하는 모습을 전국민이 지켜보기를 바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