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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청 관계 회복으로 '집안 단속'을 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5일 미국 방문길에 나서면서 '바깥 단속'에도 나선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당 외교 차원의 일정이라는 설명이지만 김 대표가 차기 대권주자로 발돋움하기 위한 발판 차원의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 대표는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7박9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워싱턴 DC와 뉴욕·로스앤젤레스 등 동·서부를 모두 방문하면서 미국의 주요 정치인들과 만날 예정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김 대표와의 16일 청와대 회동에서 "아주 잘하셨다. 잘 다녀오시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이번 방미(訪美) 일정은 김 대표에게는 당내 리더십을 넘어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는 중요한 정치적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 대표 측 역시 이번 방미 일정을 앞두고 당청 관계와 당내 계파 갈등 등 분란 소지를 모두 없애고 미국 방문 일정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당초 1~2개월 전에 출국하려는 계획을 세웠었지만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와 박 대통령의 방미 일정, 당청 갈등 등 쟁점 현안이 몰리면서 다소 일정이 늦춰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방미 행보를 통해 '김무성 정치'의 밑그림을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 대표로서 김 대표가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일정인 만큼 무엇에 집중하는지, 누구를 만나는지 중요하게 살펴봐야 할 대목이라는 것이다. 김 대표 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이번 방미 일정 이후 김 대표가 대권주자로서의 행보를 강화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번 방미를 통해 김 대표가 핵심 우방국인 미국의 신뢰를 확인하고 외교력을 검증할 수 있다면 김 대표의 의중과 관계없이 여권 내 차기 경쟁에서 중량감을 더하게 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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