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포르투갈 야권과 재계, 노동조합 등 각계 각층에서 가혹한 긴축 조치로 인해 경기침체가 깊어져 지난해 타결된 구제금융 조건을 맞추기 어렵다며 추가 자금 지원과 보다 많은 시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시장에서는 포르투갈의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제2의 그리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추가 자금 지원 가능성이 켜졌다고 전망했다.
FT에 따르면 중도좌파인 안토니오 세구로 사회당 당수는 최근 포르투갈을 방문 중인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등 이른바 트로이카 실사단과 만난 자리에서 "재정긴축목표를 맞추기 위해서는 최소 일년이 더 필요하다"며 구제금융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재계와 노동조합도 마찬가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메니오 카를로스 노동조합연합(CGTP) 의장은 오는 23일 트로이카 실사단을 만나 구제금융 증액을 직접 요청할 예정이다. 또 안토니오 사라비아 포르투갈 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추가적인 금융지원이 없다면 기업들이 파산할 것"이라며 "300억달러의 구제기금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페드로 파소스 코엘료 총리는 트로이카에 추가 자금 지원 요청을 할 계획이 없다는 뜻을 재차 밝히면서도, 포르투갈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계속적인 지원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현재 전문가들은 포르투갈이 추가적인 자금 지원과 긴축 목표를 맞추기 위한 시간을 보장받지 못할 경우 향후 5년 내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질 가능성을 71%로 전망하고 있다.
포르투갈은 지난해 국제사회로부터 78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받고 내년 9월 채권시장 복귀와 2012~13년 사이 정부지출 규모를 국내총생산(GDP)의 3.4%로 맞추기로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포르투갈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지난 해 12월 실업률이 13.6%로 높아지는 등 경제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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