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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제재로 깊어지는 중·러 '신밀월'

리커창, 40개 경제협정 합의

26조원 규모 통화스와프 체결

천연가스 수송시설 설립도 추진

막혔던 러 경제 숨통 틔워줘

중국이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경제제재로 고립위기에 처한 러시아에 손을 내밀었다. 일각에서는 서방의 제재가 중국과 러시아를 신(新)밀월관계로 이끌며 역풍을 일으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중국 인민일보 등에 따르면 취임 이후 처음 러시아 방문길에 오른 리커창 총리가 전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와 회담을 열어 에너지·무역·금융 등을 아우르는 40개 경제협정에 합의했다. 특히 중국은 러시아가 미국의 경제제재로 직접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금융 부문을 지원하기 위해 1,500억위안(약 26조1,000억원)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국제무역결제 등에서 달러화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러시아 타스통신은 분석했다.

서방 제재의 또 다른 축인 에너지 분야에서도 실질적인 성과를 거뒀다. 리 총리와 메드베데프 총리는 지난 5월 합의안에 따라 30년간 4,000억달러 규모의 러시아 천연가스를 중국에 도입하기 위한 수송시설 공동설립에 합의했다. 아울러 러시아 서부지역 천연가스의 중국 도입을 위한 공동 검토에도 착수했다.

블룸버그는 이와 관련해 7월 본격 시행된 미국과 EU의 대러시아 경제제재의 주대상이 에너지와 금융 분야인 만큼 이번 중·러 경제협력이 러시아의 숨통을 틔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입장에서도 러시아와의 통화스와프 체결로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보폭을 넓혔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어려운 상황에도 중국과의 협력관계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며 협상 내용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리 총리는 고속철 세일즈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양국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와 카잔을 잇는 770㎞ 구간에 고속철을 건설하는 100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에 중국 업체가 참여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인민일보는 이 철도가 오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축구대회에 맞춰 건설되며 장기적으로는 모스크바에서 베이징까지 연결되는 약 7,000㎞의 유라시아고속철도가 완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라시아고속철도는 시진핑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실크로드 경제지대' 구축과 맥락을 같이 한다.

중국과 러시아 간 협력은 2000년 들어 확대되기 시작해 미국의 아시아 회귀전략 이후 전략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양국 교역규모도 2000년 80억달러에서 내년에는 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은 정치적으로도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리 총리에 앞서 러시아를 방문한 왕양 부총리는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는 서방의 실수"라며 "색깔혁명(정권교체)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서구 국가에 맞서 중국과 러시아는 상호이익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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