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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노후 구도심 재생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도시재생 선도지역' 선정이 일선 지방지체단치 간 경쟁으로 과열 양상을 빚고 있다. 오는 6월4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칫 도시재생 사업이 지자체의 선거 도구로 변질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20일 국토교통부와 일선 지자체 등에 따르면 최근 마감된 도시재생 선도지역 공모에 87개 지자체가 접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광역·기초자치단체 3곳 중 1곳꼴로 신청한 것이다. 국토부는 11~13곳을 최종 선정할 방침이어서 경쟁률이 7대1에 달하는 셈이다.
'도시재생 선도지역' 사업은 지난해 12월 시행된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도시재생이 시급하고 파급효과가 큰 지역을 선정, 주민·지자체가 재생계획을 수립·시행하고 국가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도시경제기반형과 근린재생형으로 나눠 각각 2곳과 9~11곳을 선정할 예정이다. 도시경제기반형에는 4년간 최대 250억원이 지원되고 근린재생형은 일반 및 소규모로 구분해 각각 최대 200억원, 100억원을 지원한다.
항만과 노후 산업단지, 역세권 등 경제회복 효과가 큰 핵심시설 등을 정비하는 도시경제기반형에는 광역단체를 중심으로 10곳 안팎이 신청했다. 부산시는 북항 재개발 구역을 중심으로 한 항만과 부산역·부산진역 역세권, 산복도로의 노후주택 밀집지역을 포함하는 권역을 길이 800m, 높이 8.2m의 덱(Deck) 공원으로 연결하는 '부산역 원도심 복합재생'을 신청했다. 대구시는 북구 3공단과 서구 서대구공단 등 산업단지를 재생하는 '행복산업단지 창조 프로젝트'를 신청했고 인천시는 인천항 내항8부두와 차이나타운 일대의 개항장거리∼경인전철 동인천역∼배다리로 이어지는 지역을 '개항 창조문화도시'로 변모시키는 사업으로 응모했다. 대전시도 대덕1·2산업단지를 재생하는 프로젝트를 신청했다. 이 밖에 부천시와 청주시 등 기초단체에서도 도시경제기반형에 응모했다.
근린재생형에는 서울시가 지난해 뉴타운 지구지정이 해제된 창신·숭인지구와 세운상가·용산전자상가 등 무려 10개 사업을 신청한 것을 비롯해 부산 10곳, 대구 4곳, 광주 1곳 등과 영주·안동시 등 70여 곳이 응모했다.
국토부는 이달 중 평가위원회를 구성, 다음달 초 서류심사를 통해 2배수로 압축한 뒤 현장 실사를 거쳐 4월 말께 선도지역을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지자체 간 과열 경쟁과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할 것을 우려해 공모에 참여한 지자체 명단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도시재생 선도지역 선정이 6·4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이뤄지기 때문에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해 지역 안배 차원에서 나눠먹기 식으로 이뤄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지역 안배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선도지역에서 성공모델이 나와야 하기 때문에 수년간 도시재생 기반을 닦아온 곳 위주로 선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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