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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CES와 디트로이트모터쇼에 이어 오는 3월 스위스에서 열리는 제네바 모터쇼에도 참석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정 부회장의 역점 사업 중 하나인 '현대모터스튜디오'의 첫 해외지점은 이달 중 모스크바에서 문을 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정 부회장의 광폭 행보에 대해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과 맞물려 "후계 경영자로서의 본격적인 입지 구축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20일 현대차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다음 출장지를 3월 제네바 모터쇼로 결정하고 세부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2015'를 깜짝 방문한 데 이어 12일에는 디트로이트 모터쇼장을 찾아 현대차의 친환경 분야 강화 전략에 대한 프레젠테이션(PT)을 직접 진행했다. 정 부회장이 CES와 디트로이트모터쇼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1년 이후 4년 만이다.
아울러 이달 중에는 자동차 복합 문화공간인 현대모터스튜디오의 모스크바 지점이 개소한다. 현대모터스튜디오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문화 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정 부회장이 진두지휘하는 핵심 사업이다.
회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개소식을 앞두고 막바지 점검 작업을 위해 실무진이 최근 모스크바로 출장을 떠났다"며 "지난해 8월 현장을 한 차례 방문한 정 부회장은 이번 출장길에는 동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러시아 모터스튜디오는 2012년까지 모스크바의 다른 지역에서 운영돼온 소규모 전시공간을 확대·이전한 것이다. 지난해 5월 서울 강남 도산사거리에 문을 연 현대모터스튜디오는 방문객이 10만2,645명(19일 기준)에 달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정 부회장이 최근 들어 부쩍 국내외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앞으로 다가올 경영 승계 시점에 대비해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기 위한 모습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정 부회장의 두드러진 발걸음은 최근 감지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과 맞물리면서 이 같은 해석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앞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 부회장은 12일 현대글로비스의 지분 매각을 시도한 바 있다. 이를 놓고 증권가에서는 현대차그룹이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한 본격적인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라는 분석이 흘러나왔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록 지분 매각이 무산됐지만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것만은 분명하다"며 "후계 구도 안착을 위한 정 부회장의 공격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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