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한해 100만달러 이상을 버는 고소득자는 최소한 3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면서 ‘부자 증세’를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저녁 9시(미 동부시간) 미 의회에서 자신의 임기 마지막 해 국정운영 청사진을 담은 신년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을 통해 “부자들의 세제 혜택을 유지하길 바라느냐 아니면 교육, 의료연구, 강군 건설 등에 대한 투자를 유지하길 바라느냐”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나 자신이나 많은 의원들과 같은 사람들이 공정한 세금을 낼 수 있도록 세제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해 소득이 25만달러 미만인 98%에 해당하는 가구에 대한 세금은 올라가선 안된다”면서 “생계부담과 소득정체에 허덕이는 이들은 구제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재정적자 감축 논쟁에서 백악관과 집권 민주당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이른바 ‘버핏세’ 도입을 올해 중점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이를 ‘계급투쟁(class warfare)’이라고 비난해 온 공화당과의 정면 충돌이 예상된다.
아울러 올 연말 대선을 앞두고 ‘공정’과 ‘평등’을 화두로 유권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산층을 끌어안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도 해석된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열심히 일하고 책임을 다하면 보상받는 ‘건실한 경제(An economy built to last)’를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그는 “지금은 위에서 아래까지 같은 원칙을 적용해야 할 시점”이라면서 “긴급구제, 무상보조, 회피 등은 없다”고 역설한 뒤 “미국은 모든 이의 책임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는 잘사는 사람이 줄어들고 생계가 어려운 사람들이 늘어나는 나라에 안주하느냐 아니면 모든 사람이 공정한 대접을 받고 같은 원칙을 적용받는 경제를 재건하느냐의 결정적인 순간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민주당의 가치 혹은 공화당의 가치가 아니라 미국의 가치로, 우리는 이를 복구해야 한다”며 공화당에 ‘초당적 협조’를 압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해외로 빠져나간 일자리와 제조업을 미국으로 돌려놓기 위해서도 세제 개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일자리와 이익을 해외로 빼나가는 기업들이 세제 감면해택을 받고 반대로 미국에 머무는 기업은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다”면서 “이는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 등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조사하기 위한 무역단속 부서(Trade Enforcement Unit), 금융계의 부당이익을 감시하는 금융범죄 부서(Financial Crime Unit) 등을 신설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또 최근 주택경기 위기를 가져온 은행권의 무분별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관행에 대한 조사를 확대하기 위해 특별기구를 구성할 것을 검찰총장에게 지시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밖에 “훌륭한 교사는 자신의 환경을 극복하려는 어린이를 가난에서 탈출 시킬 수 있다”면서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했으며, 청정에너지 지원 정책과 이민정책 개혁 필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이날 연설은 황금시간대에 CNN, 폭스TV 등 주요 방송을 통해 미 전역에 생중계됐으며, 백악관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이를 실시간 중계했다.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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