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의 연속… 한없이 참담해진 일본
일본 전자업계 올해도 휘청샤프·파나소닉 등 실적 전망 하향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일본 전자업계가 올해도 예상에 한참 못 미치는 실적 때문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대형 전자업체들의 부진 속에 전자부품업체들의 실적도 발목이 잡혔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날까지 지난 7~9월 실적을 발표한 주요 전자업체들은 대부분 올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실적을 하향 조정했다.
샤프는 이날 TV판매 부진 등을 이유로 연간 4,500억엔의 최종 적자를 예고했다. 이 같은 적자폭은 앞서 예상했던 2,500억엔을 크게 넘어서는 것은 물론 지난 회계연도에 기록한 3,760억엔을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샤프는 전년도에 이어 2년 연속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게 됐다.
전날 파나소닉도 당초 500억엔 규모의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던 전망을 7,650엔 적자로 대폭 수정했다. 산요전기의 자산가치가 크게 줄고 TV와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에 빠진 탓이다. 파나소닉은 지난해에 이은 대규모 적자로 63년 만에 처음으로 주식 배당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쓰가 가즈히로 파나소닉 사장은 "20년간 지속된 저성장ㆍ저수익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해도 일시적 효과밖에 없다"며 "지금 우리 회사는 정상적인 회사가 아니다"라고 자평했다. 1일 파나소닉 주가는 19% 이상 폭락해 37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이 밖에 도시바와 후지쓰도 각각 올 실적 예상치를 낮췄다. 도시바는 올 순익규모를 1,350억엔에서 1,100억엔으로, 후지쓰는 600억엔에서 250억엔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이처럼 대형 전자업체들이 실적부진의 늪에 빠지자 이들에 제품을 납품하는 전자부품업체들도 된서리를 맞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TV나 PC 등의 판매부진으로 부품수요가 줄어들면서 대형 6개 부품업체가 모두 당초 세웠던 순손익 예상치를 낮췄다고 이날 전했다. TDK는 지난달 31일 올 회계연도 흑자폭이 이전 예상치의 절반 수준인 200억엔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전년도 대비 9% 증가한 800억엔대의 순이익을 예상했던 교세라는 5% 감소한 750억엔으로 순익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수정 전망치를 제시했다.
한편 소니는 7~9월 적자폭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어든 155억엔을 기록함에 따라 올 회계연도 목표치인 200억엔의 흑자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고 이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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