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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부의 아들에서 미국 법조인들이 최고의 영예로 여기는 연방 종신판사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하버드대 로스쿨 동기동창인 존 Z 리(44ㆍ한국명 이지훈) 변호사가 7일(이하 현지시간) 미 연방상원의 인준을 통과해 연방법원 일리노이 북부지원(시카고 연방법원) 종신판사로 확정됐다.
한인 최초이자 아시아계 최초의 미 연방판사였던 허버트 최(1916~2004ㆍ최영조) 판사와 지난 2010년 한인 여성 최초로 미 연방판사가 된 루시 고(43ㆍ고혜란) 판사에 이어 미주 한인이민 사상 세번째 연방법원 종신판사가 탄생한 것. 미국의 종신직 연방판사는 해당 지역 연방상원의원이 이끄는 공천위원회의 추천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오는 6월 임기를 시작하는 리 판사는 8일 "상원에서 종신판사로 인준해 영광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저를) 연방판사로 지명한 오바마 대통령과 추천인 딕 더빈 일리노이 연방상원의원(민주ㆍ상원 원내총무)에게 감사한다"며 "시카고 연방법원의 저명한 판사들과 함께 일할 날을 기대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6월 중 임기를 시작하게 되겠지만 취임식 날짜 등 세부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며 "새로운 자리에서 맡겨진 임무에 충실하며 한인사회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 판사는 1960년대 박정희 정권 시절 독일로 파견된 광부 이선구씨와 간호사 이화자씨의 3남 중 장남으로 독일에서 태어났다. 생후 3개월 무렵 한국으로 와 외할머니 손에서 자라다 다섯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 시카고 북서부 교외에서 자랐다. 시카고 교외도시 인버니스에 살고 있는 리 판사는 의사인 부인과 1남1녀를 두고 있다.
시카고에서 초중고교를 다닌 리 판사는 하버드대와 하버드로스쿨을 우등으로 졸업했다. 1991년 하버드로스쿨을 졸업한 오바마 대통령과는 2년간 학교를 같이 다녔다. 이후 미 법무부 산하 환경ㆍ자연자원국 법정변호사와 검찰총장 특별보좌관을 지냈고 시카고 대형 로펌인 메이어브라운, 그리포&엘든을 거쳐 프리본&피터스에서 반독점ㆍ통상규제ㆍ지적재산권 등과 관련한 상업분쟁 소송전문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아시아계 이민자들을 돕는 사회기관인 '시카고 아시안휴먼서비스'와 저소득층에게 법률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체 회장으로도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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