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류(韓流) 확산 등에 기인해 외국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2013년 외국 관광객은 1,218만명이며 이중 서울을 거쳐간 관광객은 1,000만명을 넘었다고 한다. 중국의 경제성장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 관광객은 더욱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랜드마크 없고 성냥갑 건물만 즐비
그런데 우리의 관광 인프라는 어떠한가. 서울만 보더라도 관광도시로서 너무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우선 랜드마크가 없다. 남산타워나 30년이 된 63빌딩을 서울의 랜드마크라고 부르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최근 런던에서 더샤드(The Shard)나 런던아이(London Eye)가 새로운 랜드마크로 부각되고 있듯이 서울을 상징할 수 있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구상되고 현실화될 필요가 있다.
도시 디자인 측면도 과제가 많다. 외국관광객으로부터 서울 시내에는 사진을 찍을 만한 건물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고 한다. 이는 부끄러운 일이다. 외국의 사례로서 두바이에 가보면 모든 건물이 예술작품에 가깝다. 외형상 개성이 없으면 아예 건축허가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반면 서울의 건축물은 예술성이나 특색을 찾아보기 어렵다.
한강을 거의 활용하지 못하는 점도 아쉽다. 외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람선도 한강에서는 보기 어렵다. 단지 조망만 가능하며 접근성도 너무 부족하다. 앞으로 한강은 서울시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올림픽대로나 강변북로의 지하화 사업이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 콘크리트 제방도 걷어내고 하천생태계를 친환경적으로 복원해야 한다. 세빛둥둥섬으로 대표되는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재추진도 검토해야 한다.
숙박시설의 확충도 시급하다. 특히 개별자유여행이 증가하면서 중저가 호텔이 부족하다는 아우성이 많다. 현재 서울 시내 호텔은 70%가량이 숙박료 20만원 안팎의 고급 호텔이다. 관광호텔이 부족한 이유는 입지 관련 규제가 많기 때문이다. 일례로 호텔 신축이 규제되는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이 서울 시내의 5분의4에 달한다. 향후 중국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대비하려면 행정 규제를 크게 완화해 숙박난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관광객 끄는 위락시설 확충도 시급
대형 쇼핑몰이나 카지노 등 위락시설도 확충해야 한다. 외국 사례를 보면 두바이 쇼핑몰은 축구장 70여개를 모아놓은 규모이며 1만4,000대의 동시 주차가 가능하다고 한다. 그런데 서울은 대형 쇼핑몰이나 면세점이 의외로 부족하다. 위락시설로서 최근 영종도에 카지노 건설이 허가됐으나 외국인의 접근성을 보다 개선해야 한다. 도심 내 교통 인프라도 확대해야 한다. 일례로 명동과 경복궁, 창덕궁, 서울역, 남산타워 등 주요 관광지를 연결하는 모노레일을 구상할 수 있다.
도시환경 정비도 중요하다. 호주 시드니의 하이드파크처럼 도심 곳곳에 대규모 생태공원을 조성하고 불량 노후 주거지를 정비해야 한다. 또 서울은 아파트 공화국이라고 할 수 있으나,재건축 연한에 묶여 노후화가 심한 아파트가 강변에 즐비하다. 이는 관광객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전달하기 어렵다. 초고층 건축에 대한 비판도 있으나 인천공항에서 서울로 진입하면서 강변에 늘어선 초고층 아파트가 우리나라의 국력을 상징할 수 있기를 바란다. 강변에 늘어선 카페에서 외국인 관광객과 담소를 나눌 수 있는 날도 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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