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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뉴노멀 시대 오나] ECB·일본 돈 풀어도 연준 대체엔 한계… 벌써 출구전략 후폭풍

글로벌 위기후 몰려간 2조弗 중 일부 이탈땐 자산 폭락

세계경기 둔화로 무역량 줄면 환율전쟁 촉발 가능성도



"양적완화의 입구가 그랬듯이 출구의 문 또한 우리를 미지의 영역으로 이끌 것입니다."

지난해 8월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경고다. 라가드르 총재의 우려처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출구전략의 후폭풍이 벌써부터 불어닥치면서 글로벌 경제의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우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예측했던 것과는 달리 미국 경제만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세계경제의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경제의 디커플링(비동조화) 현상 심화로 주요국 간의 경기부양 공조 전선에 금이 가고 있고 '슈퍼 달러' 귀환으로 신흥국은 외국인 자금 유출, 경상수지 적자 등에 시달리고 있다는 얘기다. 나아가 글로벌 경기둔화에 무역량이 감소하면서 주요국 간 환율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더구나 내년 중순쯤 연준 금리인상의 파장이 확인될 때까지 글로벌 금융시장은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발언 하나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공조 종료에 신흥국 직격탄=2일(현지시간) 라가르드 IMF 총재는 이번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장 회의, IMF·세계은행 연례총회를 앞두고 "세계경제 회복세가 6개월 전 예측했던 것보다 더 취약하고 실망스럽다"며 성장과 고용창출을 위한 지속적인 다자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성과 도출에 대한 전망은 비관적이다. 로이터는 5일(현지시간) "이번 G20 회의에서도 성장 대 긴축 논쟁만 가열될 것"이라며 "지난달 호주 회의처럼 대다수 선진국들은 유로존에 경기부양을 촉구하고 독일은 구조개혁이 우선이라고 반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지난해 12월 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다 기준금리 인상 예고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6년간 지속돼온 글로벌 공조 체제는 물 건너갔다는 게 분석이 지배적이다. 영국 중앙은행(BOE) 역시 올 1·4분기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먼저 금리를 올릴 게 확실시되고 있다.



이는 신흥국 투자 시대의 종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 채권으로 몰려간 자금 2조달러 가운데 일부만 이탈해도 신흥국 자산 가격 폭락을 촉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루이스 코스타 씨티그룹 신용전략가는 "원자재 가격 하락, 달러 강세 등의 여파로 최근 75%의 신흥국 채권에서 금리 스프레드가 커지고 있다"며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 신흥국의 자금조달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이 '돈 풀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연준을 대체하기는 힘든 실정이다. BNP파리바는 최근 "유로화나 엔화를 찍어대도 달러화 같은 파괴력은 없다"며 "대부분의 신흥국 투자가 달러화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미국의 펀드매니저들이 자금조달 통화를 유로나 엔으로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율전쟁 촉발 가능성 커져=글로벌 경기 둔화에다 국제 공조까지 파열 조짐을 보이면서 환율전쟁 촉발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경쟁적인 통화가치 절상을 통해 제한된 국제 무역시장을 놓고 이전투구를 벌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세계 최대 무역수지 흑자국인 독일마저 지난해 수출 증가율은 0.9%에 불과했고 중국도 8.6%에 그쳤다. 이들 국가의 금융위기 이전 수출 증가율은 각각 8%, 20%에 이르렀다. 최근 세계무역기구(WTO)도 내년 세계 교역 증가율 전망치를 5.3%에서 4.0%로 하향조정했다.

실제 환율전쟁 조짐이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3일 "엔화 약세가 이뤄지면 전반적으로 일본 경제에 긍정적"이라며 일각의 엔저 부작용 우려를 일축했다. 빈스 케이블 영국 산업장관도 4일 "파운드화 가치는 10~15% 과대평가돼 있다"며 노골적인 구두 개입에 나섰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도 유로존 인플레이션 상승과 수출 증대를 위해 유로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경쟁적인 통화 약세는 공멸을 부를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환율전쟁에는 여러 부대 비용이 필요한데다 국제 교역량 감소로 결국 제한적인 '파이'마저 줄면서 모두가 패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에스와 프라사드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세계 경제가 미국이라는 유일한 엔진에 의해 가동되고 있다"며 "달러 초강세가 지속되면 미국에 의지한 성장이 이어지고 어렵고 통화 가치를 둘러싼 긴장이 촉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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