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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방산 수출의 도전과 미래


방산(防産) 수출이 민관군의 협력 덕분에 조금씩 늘고 있다. 2012년·2013년 페루에 기본훈련기(KT-1)와 상륙함 기자재 등을 납품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필리핀과 경공격기(FA-50)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세계 방산시장은 미국과 러시아 등 전통적인 강대국들이 주도하고 있다. 교역 규모는 매년 증가해 지난해 기준 1,000억달러로 추정된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무기수입국이지만 수출경쟁력이 취약해 수출규모는 아직 크지 않다.

그렇지만 우리의 장점을 살리면 방산도 새로운 수출산업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가격 대비 기술과 품질 경쟁력이 높다. 따라서 민관군이 협력하면 창조적 융합이 이뤄지는 미래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필리핀의 사례처럼 KOTRA가 정부 간 거래(G2G)에서 계약당사자 역할을 하고 방위사업청과 한국항공우주산업이 품질보증과 항공기 제작 등에서 협력하면 된다.

물론 방산 수출을 확대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 원스톱서비스 제공이 필수다. 방산 수출은 초기 마케팅부터 계약 체결까지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돼 장기간의 모니터링과 전략적 대응이 중요하다. 그리고 주요 수출 대상국에서는 산업·자원협력과 파이낸싱 등이 결합된 패키지 거래를 원하는 경우도 많다. KOTRA가 7월 신설한 G2G교역지원단에서 방산뿐만 아니라 일반 물자까지 아우르는 정부 간 거래를 지원하는 이유다.



꽃이 만개하려면 비바람을 견뎌야 하듯이 방산 수출도 경쟁을 이겨내야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 일본은 방위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는 경쟁 대상이다. 일본은 4월 반세기 동안 유지해온 '무기수출 3원칙'을 폐기하고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을 발표해 수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일본의 방산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미 미국에 미사일 탑재용 부품을 수출했고 영국·프랑스·독일 등과 제휴해 방산장비 개발에 나서고 있다. 게다가 세계 구석구석에 거미줄 같은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일본 종합상사들은 '라면에서 미사일까지'를 모토로 방산 수출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중남미·중동·동남아에서 영향력이 막강해 우리의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수 있다.

일본은 우리와 주력시장이 다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경쟁 상대다. 오히려 일본 방산업체들과 제휴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동안 미국에 의존해오던 부품을 일본업체들을 통해 조달하면서 수입선을 다변화, 원가를 절감하면 우리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한 나라를 이용해 다른 나라를 제압한다는 의미인 이이제이(以夷制夷)의 지혜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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