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흥종교 사이언톨로지를 믿는 것으로 알려진 영화배우 톰 크루즈(50ㆍ사진)가 종교를 위해 미 정치권을 상대로 로비를 벌여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미국 주간지 뉴요커의 기자인 로렌스 라이트가 펴낸 크루즈와 사이언톨로지에 얽힌 일화를 다른 책 ‘고잉 클리어(Going Clear)’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퓰리처상 수상자인 라이트는 이 책에서 크루즈가 사이언톨로지교를 대표해 미 정부 관계자와 여러 해외 정상에게 로비를 벌여왔으며, 이 과정에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도 여러 차례 만났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사이언톨로지교가 영국에서 비과세 단체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크루즈가 직접 토니 블레어 전 총리에게 로비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또 사이언톨로지의 현 지도자인 데이비드 미스캐비지는 크루즈의 첫 번째 결혼 상대였던 니콜 키드먼이 크루즈의 종교 활동을 방해한다며 못마땅해 했으며, 영화배우 나자닌 보니아디를 크루즈의 재혼 상대로 추진했다고 폭로했다.
이 책에 따르면 크루즈는 지난 2004년 한 해 동안에만 사이언톨로지에 300만달러를 쏟아 부었다.
이처럼 크루즈와 사이언톨로지와의 관계에 얽힌 비밀을 폭로한 이 책의 출간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라이트는 이 책을 내면서 사이언톨로지교 변호인단으로부터 협박 편지를 받았으며, 당초 초판을 인쇄할 예정이었던 영국 출판사 트랜스월드는 돌연 책 출간을 취소했다.
사이언톨로지교의 대변인은 책의 내용이 “이미 오래 전에 입증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 슈퍼마켓용 타블로이드”라면서 맹비난을 퍼부었으며, “표현의 자유가 거짓말하는 자유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며 책의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사이언톨로지는 1954년 미국에서 창설된 신흥 종교로 로스앤젤레스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인간의 정신과 영혼을 과학기술로써 치료할 수 있다고 믿는다. 톰 크루즈 뿐만 아니라 존 트래볼타ㆍ더스틴 호프만ㆍ제니퍼 로페즈 등 많은 유명 연예인들이 이 종교에 심취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벨기에ㆍ독일 등 일부 국가에서는 사이언톨로지를 불법 종교단체로 간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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