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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스위스 정상외교 뭘 담을까

창조경제-중기경쟁력 접목에 초점

금융협력 통한 3국 공동진출… 스마트그리드 협력 등 논의

21·22일 다보스포럼 참석… 동북아 오일허브 지원 나서

인도 국빈방문을 성공적으로 마친 박근혜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스위스 베른에 도착, 정상외교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20일에는 이번 방문의 핵심인 디디에 부르크할터 스위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상호 지원 △금융협력을 통한 제3국 공동 진출 △양국 간 투자부담 경감을 위한 제도적 기반 조성 등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스위스는 자동차·철강·조선 등 중후장대한 제조업보다 정밀기계·바이오·시계·화학 등 중소기업 중심의 첨단산업이 발전돼 있는 만큼 양국 간 경제협력도 중소·벤처기업 지원과 상호협력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의 스위스 경제외교는 지난주에 이뤄진 인도 순방과는 내용면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인도의 경우 포스코 제철공장 건설, 마힌드라그룹의 쌍용차 투자확대 등 대형 프로젝트에 무게중심이 맞춰졌다면 스위스와의 경제협력은 대기업 간 제휴보다는 중소·벤처기업 협력에 특화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스위스 국빈방문 의미에 대해 "스위스는 우수한 과학기술과 세계적인 국가경쟁력, 효율적인 직업교육 체계,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체제를 잘 갖추고 있다"면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호혜적이고 구체적인 실질 협력방안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협력을 통한 제3국 공동진출에 대한 MOU 및 약정도 체결된다. 스위스를 대표하는 세계적 금융기관인 UBS, 스위스 크레딧, 스위스 국영은행과 한국 수출입은행, 시중은행이 양국 중소기업에 대한 상호 금융지원 방안을 구체화하게 된다.

투자부담 경감을 위한 제도적 기반으로는 이중과세 방지를 더욱 확대하고 양국 기업이 상대방 시장에 진출할 경우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이 포함된다.



스마트그리드 협력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조원동 경제수석은 "에너지 분야, 원자력 등에 대해서도 스위스가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그리드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MOU도 맺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가장 역점을 두는 분야는 직업교육 상호지원이다. 스위스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직업교육 분야에서 우리나라 학생과 기술인력들이 직접 스위스 산업 현장에서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약정이 체결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순방기간 중 베른의 한 직업학교를 방문해 스위스 직업교육제도의 요체를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다.

과학기술 협력을 위해서는 양국의 대표적 연구기관 및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이 MOU를 체결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기존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정밀기계·나노·바이오·정보통신 등 산업기술 분야에서의 공동연구를 새롭게 추진하고 의학·관광 분야에서도 호혜적 협력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스위스 국빈방문에 이어 21일부터 22일까지 다보스에서 개최되는 '제44차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 참석해서는 '한국 경제 설명회(IR)'에 나선다. 만물 인터넷 선두주자인 시스코와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세계 최대 석유 생산기업인 아람코와는 안정적인 석유수급 방안, 동북아 오일허브 추진 등에 대해 협력을 요청한다. 또 지멘스와는 한국의 앞선 해양플랜트 기술을 기초로 지멘스의 주요 연구 및 생산기지를 이전 받아 동북아 해양플랜트 중심지로 부상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한다.

박 대통령은 다보스포럼에서 한국의 창조경제 전략에 대해 소개하고 외국인 투자기업들의 투자를 당부할 계획이다. 한편 박 대통령은 순방 첫날인 19일 스위스 동포만찬 간담회에 참석해 "이번 국빈방문이 지난 1963년 양국 수교 이래 처음 이뤄진 것으로 양국 간 실질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협력관계를 굳건히 다져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베른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국립무용단의 '코리아 판타지' 공연을 관람했다. 박 대통령은 전시관람 후 '화가는 보이는 것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것'이라는 파울 클레의 말을 인용하면서 "일반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창조적인 작품으로 보여주는 예술가들의 재능이 바로 우리 사회를 창조적으로 이끌어가는 에너지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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