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유독 인천 '영종 하늘도시'에서 올해도 신규 분양 물량을 찾아볼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9년 공급 이후 올해까지 6년째 신규 아파트 공급이 없게 되는 셈이다. 영종도 인근 청라국제도시에서 올해 들어 분양 물량이 쏟아지는 것과 대비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영종하늘도시의 공동주택용지를 분양 받은 4개 건설사 모두 올해에는 분양을 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영종도에 아파트 용지를 가진 건설사는 △동원개발(A31블록) △성우종합건설(A59) △유승종합건설(A1) △KCC건설(A35) 등이다. 이 중 성우종합건설의 경우 지난해 말 분양을 재개하려고 했으나 지난해 12월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사업진행이 어려워졌다.
영종 하늘도시는 인천광역시 중구 운서·운남·운북·중산동 일원 총 1,930만㎡에 5만여가구 규모로 들어서는 신도시이다. 아파트를 지을 공동주택용지만 67곳에 달하지만 2009년 9개 단지가 공급된 후 개발이 멈췄다. 올해에도 건설사들이 분양을 미룸에 따라 영종도에는 6년째 아파트 공급이 끊기게 됐다.
건설업체들이 신중을 기하는 이유는 이른바 '영종도 미분양' 쇼크 때문으로 분석된다.
영종 하늘도시는 2009년 약 9,000여가구가 분양됐다. 문제는 2012년 입주가 시작되면서 이른바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이 늘어난 것이다. 미분양 쇼크에 수년간 매매가가 분양가 이하로 떨어지는 아픔을 겪고 있다. 수도권의 대표적 악성 미분양 지역 중 하나가 영종도였다.
올해 들어 영종도 주택시장 분위기는 나아지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영종도가 속한 중구의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해 2월 1,290가구에서 8월 1,172가구, 올해 2월 825가구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운서동에 위치한 '영종 자이'의 경우 현재 전용면적 127㎡ 이상 아파트 외에는 미분양이 모두 소진됐다. 석성진 GS건설 분양소장은 "우리는 물론 인근 한라건설 등도 지난해부터 적체됐던 물량들을 많이 팔았다"며 "중대형 아파트임에도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매입이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미분양 쇼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외국인 카지노 개발 호재가 이어지고 있고 미단시티 개발도 본격화하고 있지만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영종도는 자체 사업인지라 리스크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영종도는 미분양의 이유였던 '제3연륙교와 각종 개발'들이 정상화되지 않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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