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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10일 새 총리 후보에 보수성향 언론인 출신인 문창극(66) 전 중앙일보 주필을 지명했다.
또 국가정보원장에는 박 대통령의 외교안보 관련 측근인 이병기(67) 주일대사를 내정했다.
이에 따라 총리 후보는 정홍원 총리가 지난 4월27일 사의를 표명한 후 44일 만에, 국정원장 후보는 남재준 전 국정원장이 물러난 후 20일 만에 각각 지명됐다.
박 대통령이 문 총리 후보자를 '깜짝 발탁'한 것은 비(非)관료를 통해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 과거 적폐(積弊) 해소 등 국가개조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문 후보자는 한국신문방송편집인 회장과 관훈클럽 총무, 중앙일보 주필을 역임한 소신 있고 강직한 언론인 출신"이라며 "그동안 냉철한 비판의식과 합리적 대안을 통해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행과 적폐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온 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뛰어난 통찰력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공직사회 개혁과 비정상의 정상화 등 국정과제들을 제대로 추진해나갈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자는 충북 청주 출신으로 서울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중앙일보 주워싱턴특파원과 정치부장·논설위원실장·논설주간·주필 등을 지낸 뒤 고려대 미디어학부 석좌교수,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초빙교수 등을 역임했다.
문 후보자는 이날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전한 대한민국, 행복한 대한민국, 나라의 기본을 다시 만드는 일을 제가 미력이나마 모아 나라를 위해 바쳐보려 한다"고 말했다.
신임 총리가 내정됨에 따라 내각, 청와대 비서진 등 인적 쇄신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는 데는 20일 이상이 소요돼 정 총리가 장관들을 제청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외교관 출신으로 상대적으로 온건파로 알려진 이 내정자가 국정원장을 맡게 됨에 따라 군 출신인 남재준 전 원장 때에 비해 대북관계가 다소 유화적으로 바뀔지 여부도 주목된다.
민 대변인은 "이 후보자는 안기부 2차장과 외교안보연구원 연구위원, 청와대 의전수석 등을 역임해 합리적으로 일을 처리해왔으며 국내외 정보와 안보상황에 대한 이해가 깊은 분"이라며 "현재 엄중한 남북관계와 한반도 상황에서 정보당국 고유의 역할 수행과 개혁을 안정적으로 이끌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발탁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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