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한숨 돌린 유럽, 이번엔 '리더십 부재' 위기

伊·그리스·스페인 이어 獨·佛서도 권력교체 조짐<br>EU 新재정협약 비준 등 핵심사안 급제동 걸릴수도


유럽연합(EU)이 1,300억유로를 지원해 그리스의 국가부도 사태를 막기로 했지만 진정한 위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리더십 부재가 유럽 재정위기 해결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재정위기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후 유럽에서는 이탈리아ㆍ스페인ㆍ그리스ㆍ포르투갈 총리 등이 줄줄이 사임했는데 이러한 권력교체의 바람이 프랑스와 독일에서도 나타날 조짐이 감지되기 때문이다. 현재 유럽 각국은 그리스 구제금융에 대한 의회 승인과 EU 신(新)재정협약 비준 등 굵직한 과제를 남겨 두고 있어 위기돌파의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당장 유럽 위기해결을 진두지휘하며 '철의 여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랐다. 독일 일간 쥐드도이체자이퉁은 21일 "메르켈 총리가 신임 대통령 지명과정에서 지도력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어 연립정부의 앞날이 불투명해졌다"고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의 리더십에 금이 간 것은 지난 19일 요아힘 가우크가 신임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직후부터다. 가우크는 좌파정당의 지지를 받아온 인물로 중도우파인 기독민주당(CDU)을 대표하는 메르켈 총리로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더구나 메르켈 총리는 앞서 2010년 크리스티안 불프 전 대통령을 추대하는 과정에서 경합한 가우크를 앞장서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가우크를 대통령으로 지명하지 않을 경우 연정을 파기하겠다는 자유민주당(FDP)의 압박에 결국 무릎을 꿇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메르켈 총리의 연정 장악력이 약해질 경우 독일이 드라이브를 걸어 온 유럽 긴축에도 급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독일 의회는 오는 27일 그리스 2차 구제금융 표결을 앞두고 있어 이 결과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은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난 연정이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른바 '메르코지(메르켈과 사르코지 합성어)'의 한 축을 담당했던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벼랑 끝에 몰려 있다. 최근 프랑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르코지 대통령의 지지율은 42%에 그쳐 58%의 지지를 얻고 있는 프랑수와 올랑드 사회당 후보에 크게 뒤처져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올랑드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유럽 재정위기와 관련한 논의는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올랑드 후보는 "지나친 긴축이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는다"며 "대통령직에 오르면 EU재정협약을 다시 검토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해왔다. 재정협약에는 유럽 각국의 무절제한 지출을 막는 강제 조항이 담겨 있어 재정위기 해결의 핵심으로 꼽힌다. 최근 메르켈 총리가 사르코지 대통령을 공개 지원하고 나선 것도 이러한 우려 때문이라고 FT는 지적했다.

이밖에 4월 총선을 치르는 그리스 역시 긴축을 반대하는 좌파 성향의 정당이 정권을 잡을 경우 가까스로 합의한 구제금융의 밑그림을 아예 다시 그려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다음달 대선을 치르는 러시아 역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강한 러시아'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어 천연가스 공급중단 등 돌발행동을 보일 경우 유럽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