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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음악 연주 명인들이 한국을 찾아 연주회를 갖는다. 15㎝ 크기의 작은 하모니카 하나, 피아노 한대로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이들이다.
우선 하모니카 연주의 고수(高手)로 꼽히는 노르웨이 지그문트 그로븐이 10년만에 방한해 9월 5일 서울강동아트센터, 6일 예술의전당, 8일 화성 반석아트홀에서 잇달아 연주회를 갖는다. 노르웨이의 자연을 담아 연주한다는 평을 든는 그의 대표적인 앨범인 '노르웨이 숲으로 가다'는 음색이 아름다운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350곡 이상의 영화나 TV 삽입곡, 일반 연주곡 등을 작곡한 연주자이기도 한 그는 국내에는 드라마 '고독'의 테마곡이었던 '로스트 십'(Lost Sheep)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모니카는 얼핏 보기에 사소해 보이는 악기지만 간단한 동요는 물론 피아졸라의 탱고, 쇼팽의 피아노곡, 어려운 팝까지 다 연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모니카를 빗대'작은 오케스트라'같다고 말하는 배경이다. 그는 이번 내한공연 중 바흐와 모차르트의 정통 클래식 곡을 포함해 20세기를 대표하는 음악가 중 한명인 바르토크, 거쉰, 비틀즈, 영화 OST 등 다양한 곡들을 들려줄 예정이다. 주머니속에 넣고 다니는 작은 악기쯤으로 폄하됐던 하모니카로 표현되는 바흐와 모차르트의 클래식을 감상할 기회가 되는 셈이다.
이탈리아 재즈 피아니스트 엔리코 피에라눈치는 오는 9월 12일 마포아트센터에서 첫 내한 공연을 한다. '유러피안 재즈의 전설'이라는 이름을 듣는 그는 서정적인 연주로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데뷔 초 이탈리아와 프랑스·네덜란드를 주무대로 활동했던 그는 2000년대 들어 마크 존슨·조이 배런과 함께 트리오를 결성, 재즈의 본고장 미국 무대에 진출해 호평을 끌어냈다. 피아니스트이자 작·편곡가로 활동하며 현재까지 300여 곡의 작품을 남겼고 앨범도 70장 넘게 발표했던 주인공이다. 재즈 연주자들이 즐겨 연주하는 '나이트 버드'(Night Bird), 필 우즈가 녹음한 '하인드사이트'(Hindsight) 등이 피에라눈치의 대표작들이다. 미국에서도 인정받는 유럽을 대표하는 재즈 피아니스트 중 한명인 셈이다. 그는 그간 피아노 솔로에서부터 듀오, 트리오, 그리고 퀸텟까지 다양한 구성으로 연주활동을 해왔지만 이번 첫 내한 공연은 그의 재즈 레퍼토리를 중심으로 한 솔로 콘서트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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