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홍수가 세계 최대 반도체기업인 인텔의 실적에도 타격을 주며 글로벌 정보산업(IT)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12일 AP통신에 따르면 인텔은 올 4ㆍ4분기 매출액 전망치를 기존 142억~152억달러에서 134억~140억달러로 대폭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8월 태국에서 발생한 홍수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공급부족 현상이 발생하자 인텔의 주요 고객인 애플, 델 등 PC제조업체들이 PC 생산을 줄였기 때문이다. 전세계 HDD 생산량의 약 40%를 차지하는 태국 생산기지는 수해를 입어 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와 관련 스테이시 스미스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퍼런스 콜을 통해 "HDD업체들의 공급이 여전히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수주간 고객들로부터 주문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휴렛패커드, 델, 레노보, 에이서 등 대형 PC업체들은 지난 10월부터 HDD 재고를 소진해 이를 대체하는데 어려움을 겪어 PC 생산이 감소할 것이라 밝혀 왔다. 이 영향으로 지난 8일 세계 3위 반도체업체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와 알테라도 올 4ㆍ4분기 실적 예상치를 낮췄다. TI는 이번 분기 주당 순이익이 당초 전망한 0.28~0.36달러에서 0.21~0.25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알테라도 4ㆍ4분기 매출액 전망치를 전분기 대비 7~10% 하락에서 13~16% 감소로 수정했다. 또 AMD는 PC 매출 감소 및 반도체 칩 생산 지연에 따라 1,400명을 구조조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같은 PC 생산 감소 및 반도체기업 실적 악화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는 최근 내년 PC 출하량 전망치를 당초 예상했던 3억9,900만대보다 5.8% 낮은 3억7,600만대로 낮췄다. 마튜 윌킨스 아이서플라이 선임 애널리스트는 "PC업체들이 확보한 HDD 재고물량은 내년 1ㆍ4분기에 바닥나 PC 생산에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HDD 공급이 수요를 충족시키려면 내년 3ㆍ4분기 말이나 되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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