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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킹키부츠'

경쾌한 음악·화려한 안무 돋보이는 '쇼 뮤지컬'


"이건 뻘~건색이지 레드(Red)가 아니야." 극중 드랙퀸(여장남자) 롤라는 자신을 위해 제작된 칙칙한 색깔의 하이힐 부츠를 받아든 뒤 실망하며 외친다. "뻘건색이 육포와 팥죽이라면 레드는 섹시와 유혹, 아찔한 경고라고." 지난 5일 개막한 뮤지컬 '킹키부츠(사진)'는, 롤라의 표현을 빌려 설명하자면 2시간 반 내내 '매혹적인 레드'였다.

킹키부츠는 폐업 직전의 구두 공장을 물려받은 청년 찰리가 롤라를 만난 뒤 드랙퀸 용 신발인 '킹키부츠'를 만들어 재기하는 과정을 그렸다. 각각 '가업 승계'와 '권투 선수'라는 아버지의 기대에 못 미쳐 괴로워했던 찰리와 롤라. 두 남자와 공장 동료들은 킹키부츠를 함께 만들면서 자신과 서로의 존재 가치를 깨닫는다.

경쾌한 음악과 화려한 안무가 빚어내는 무대는 '쇼 뮤지컬'로서 손색이 없다. 80년대 팝 아이콘 신디로퍼에게 지난해 토니상 작곡상을 안겨준 '랜드 오브 롤라(Land of Lola)', '섹스 이즈 인 더 힐(Sex is in the heel)', '에브리바디 세이 예(Everybody Say Yeah)' 등 주요 넘버가 중독성 강한 멜로디로 관객의 귀를 사로잡는다면, 롤라와 그의 드랙퀸 친구인 '엔젤'들이 펼치는 화끈한 쇼, 그리고 공장 컨베이어 벨트를 활용한 역동적인 안무엔 눈이 호강한다. 롤라 역을 맡은 오만석은 능청스러운 연기로 무대와 객석을 모두 휘어잡았고, 찰리의 조력자인 로렌 역의 정선아도 열창과 열연으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다만 몇몇 장면에선 배우들이 하이힐에 올라타 비틀대듯 주요 넘버의 고음부를 불안하게 처리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뮤지컬 킹키부츠는 분명 잘 빠진, 신어보고 싶은 하이힐이다. 탄탄한 드라마 덕에 음악과 댄스가 선사하는 즐거움 속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메시지도 제대로 배어 있다. 높은 굽에도 흔들리지 않을 강렬한 보컬만 보완된다면 눈과 귀를 홀릴 최고의 '레드'가 되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CJ E&M이 공동프로듀서로 참여해 지난해 브로드웨이에서 초연, 토니상 6개 부문을 휩쓴 흥행작으로, 영어 아닌 언어로 이뤄지는 라이선스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년 2월 22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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