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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백령도에 추락한 국적불명의 무인항공기는 성능이 형편없이 떨어지는 북한의 구형 무인기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NBC방송이 현지시간으로 1일 보도했다.
NBC는 남북한의 해상 군사 충돌 이튿날 백령도에서 하늘색 무인기가 발견됐다고 전하며 “북한에서 온 것으로 의심되는 이 무인기가 북한 군사기술의 도약을 보여주지는 못한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라고 설명했다.
민간 정보업체 ‘올소스 어낼러시스’의 조지프 버뮤데스 북한 군사전문가는 “김정은 정권의 무인기는 과거 시리아 등에 판매된 바 있는 서방국가의 구형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오랜 기간 무인기를 보유하고 있었다”면서 “이번 것은 기체를 개조하고 카메라를 단 것으로, 카메라 달린 ‘모형기’(model airplane)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폴 슐트 런던 킹스칼리지 연구원은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는 너무 작아서 북한 이외의 지역에서 날아왔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NBC는 북한이 지난해 3월 무인타격기를 과시했다면서 한국 국방부는 이를 지난 1980년대에 주로 사용됐던 미국산 고속표적기인 ‘스트리커’(MQM-107D)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슐트 연구원은 “스트리커는 ‘골동품’(antique)으로 여겨지는 것으로, 1990년 공군박물관에 기증됐다”면서 “서구에서 파악한 바로는 북한의 이런 무인기에는 무기를 장착할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또 북한이 중국산 무인기(D-4)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서도 “이것 역시 지난 1983년에 실전 배치됐던 일종의 골동품”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마크 피츠패트릭 핵확산억제·군축 연구팀장은 북한의 군사역량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더 커졌다”면서 김정은이 내부 지지기반을 공고화하기 위해 ‘제2의 천안함 사태’와 같은 외부 위기를 조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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