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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소리 나는 경매가] 시초가 1542억

피카소 '알제의 여인들' 기록경신 기대


"1억4,000만달러. 사시겠습니까?"

20세기 최고의 미술가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작품이 세계 미술경매 사상 최고가에 도전한다. 세계 양대 경매회사인 크리스티가 오는 5월11일 미국 뉴욕에서 개최하는 경매에 피카소의 1955년작 '알제의 여인들(버전O)'을 사상 최고의 시작가인 1억4,000만달러(약 1,542억원)에 내놓는다고 월스트리트저널·뉴욕타임스 등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경매회사가 산정하는 추정가(estimated price)는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실제 가치보다 낮게 책정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종 낙찰가는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매 최고가 기록을 보유한 작품은 지난 2013년 거래된 영국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의 '루시앙 프로이트에 관한 세 습작'으로 당시 최고 시작가인 8,500만달러에 경매가 열려 거의 2배에 육박하는 1억4,240만달러에 낙찰됐다. 구입자는 카지노 개발업자 일레인 윈이었다.

이번에 세계 최고가에 도전하는 그림은 피카소가 프랑스 화가 외젠 들라크루아(1798~1863)의 1834년작 '알제의 여인들'에서 착안한 그림으로 다채로운 색상과 자세의 여성 누드가 화폭을 채우고 있다. 피카소가 아내 자클린 로크를 위해 그린 그림이지만 미술사학자들은 그림 속 등장인물이 피카소의 연인이자 10년 이상 동거한 40세 연하의 화가 프랑수아즈 질로이며 계단을 내려오고 있는 여성의 누드는 프랑스 화가 마르셸 뒤샹에게 바치는 오마주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작품이 갖는 완성도와 미술사적 가치, 희소성 등과 더불어 최대의 호황을 누리는 글로벌 아트마켓의 분위기까지 따져보면 '기록 경신'의 가능성이 높다고 현지 전문가와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다.



경매회사 측은 작품을 내놓은 소장자의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18년 전 유명 컬렉터 빅터 간츠와 샐리 간츠가 경매에서 3,190만달러에 판매한 기록만 있을 뿐이다. 20년도 안되는 기간에 그림값은 4배 이상 뛴 셈이다.

공개 거래인 경매와 달리 비공개 개인거래로 최고가에 팔린 작품은 올 초 카타르 왕족이 구입한 고갱의 1892년작 '언제 결혼하니?'로 3억달러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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