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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대로 가다가는 중·일에 관광객 다 뺏긴다

일본과 중국이 관광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일본은 24일부터 이틀간 중국 하이난성 싼야에서 열린 세계여행관광협회(WTTC) 총회에 정부와 민간대표단 40명을 보내 관광객 유치전을 벌였다. 중국도 왕양 부총리가 "비자 완화와 인프라 투자확대 등으로 규모뿐 아니라 품질에서도 최고 관광국이 되겠다"고 밝히는 등 민관이 손잡고 대대적인 홍보전을 전개했다. 두 나라는 세일즈 외교와 함께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각종 정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관광 육성을 위한 두 나라의 규제완화 노력은 구체적이다. 일본은 급증하는 동남아 관광객을 잡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태국·말레이시아 관광비자를 없앴고 10월부터는 외국 관광객 소비세를 면제하기로 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올 들어 3월까지 일본 방문 외국인은 287만4,500명을 기록, 같은 기간 한국을 찾은 외국인 286만852명보다 많았다. 일본 정부는 연간 1,000만명인 방일 외국인을 2020년까지 2,000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중국도 관광산업을 경제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두 나라뿐 아니라 지금 세계 각국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규제완화, 인프라 확충 등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민간 행사인 WTTC 총회에 콜롬비아·짐바브웨 등까지 정부 관계자를 파견할 정도다.

우리나라는 이 행사에 업계에서 단 두 명만 참석했을 뿐 정부 인사는 얼굴도 내밀지 않았다고 한다. 관광산업을 '5대 서비스업' 중 하나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호언장담이 듣기 민망할 정도다. WTTC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 관광산업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나 일자리 창출에서 각각 세계 17위, 26위로 중국과 일본에 크게 뒤처져 있다. 정부는 관광산업 진흥을 말로만 되뇌지 말고 하루빨리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하고 인프라 구축과 유인책 강화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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