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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건습·초… 오채묵향의 한국미를 만나다

■ 국립현대미술관 '송영방'전

하나이면서 다섯가지 색 수묵화… 해설 영상물과 함께 80여점 전시

"국내화단, 동양화 토산품 취급 섭섭… 서양화와 같이 철길처럼 뻗어가야"

송영방 ''춤추는 산과 물''


하얀 한지 위를 검은 선이 달린다. 매화 가지가 구불구불 엉키며 꽃을 피우고, 구름 위 산봉우리엔 소나무와 사슴이 어우러진다. 일반인은 그저 검다지만, 먹물이 품은 색(色)은 다섯 가지. 농담(濃淡)과 건습(乾濕), 그리고 초(焦). 각각 색이 짙고 옅음, 마르고 습함, 아주 짙은 검은 색이다. 하나이면서 다섯 가지인 색(五彩)으로 화폭에 세상을 담는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지난해 '구름과 산 - 조평휘'전에 이어, 한국현대미술작가시리즈 두 번째 전시로 '오채묵향(五彩墨香 - 송영방'전을 열고 있다. 내년이면 여든, 산수(傘壽)를 맞는 우현 송영방(사진) 화백은 올해가 화단에 나온 지 55주년, 그의 다양한 장르와 소재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기회다.

1960년 대학 졸업과 동시에 대한민국미술전람회 특선으로 등단한 그는 데뷔 초기 프랑스 앵포르멜(informel·사물의 형태 자체를 부정하는 추상미술)의 영향을 받아 실험성 짙은 추상화 계열의 작품을 선보였다. 그리고 우리 산천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실경산수화(實景山水畵), 독자적인 스타일의 반추상 산수화, 매난국죽(梅蘭菊竹) 사군자 등으로 활동 폭을 넓혀왔다.

그가 지향하는 것은 특히 화가가 아닌 사대부, 선비가 그리는 문인화다. 단지 대상을 최대한 비슷하게 그려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화가의 뜻과 감흥을 담는 사의(寫意)가 더 중요하다. 서양화는 눈으로 보지만, 동양화는 마음으로 읽는다고 말하는 이유다.



30일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작가는 법고창신(法古創新·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을 강조했다. "(지난 55년) 작품활동을 해왔지만 3,000여 년 역사의 수묵화가 하루아침에 내 것이 되지 않습니다. 완전한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는 것은 어려운 일이죠. 젊은 작가들이 사군자 흉내에 그칠 것이 아니라, 제대로 매·난·국·죽 하나 정도는 섭렵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동양화 혹은 한국화에 관심이 적은 것에 대해서 섭섭한 마음도 드러냈다. "요즘 우리 화단에서는 한국화를 예부터 내려온 '토산품'처럼 취급합니다. 서양화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이에 못지않은 동양화의 아름다움·긍지를 느껴야 합니다. 동양화와 서양화는 각자의 아름다움 속에 철도 레일처럼 같이 뻗어 가야 합니다. "

수묵화 80여점이 전시된 이번 전시에는 특히 작가의 드로잉·삽화와 해설 영상물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6월28일까지 과천관. (02)2188-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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