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아파트가 경매시장에서도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8일까지 수도권 일대 85㎡(이하 전용면적) 초과 중대형 아파트의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낙찰가율)은 80.4%로 지난달(82.3%)에 비해 1.9%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 낙찰가율이 지난달(88.5%)보다 0.6%포인트 오른 89.1%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중대형 아파트 낙찰가율은 연초 아파트 거래량이 늘고 가격이 오르면서 4월에 83.3%로 정점을 찍은 뒤 5월 이후 두 달 연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중대형 아파트 낙찰가율이 떨어지면서 이달 들어 18일까지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은 83.8%를 기록, 4월 평균 86.2%로 정점을 찍은 뒤 5월(85.2%) 이후 두 달째 내리막을 걷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지던 매수세로 급매물이 사라지면서 경매에 몰렸던 수요자들이 높은 낙찰가 탓에 발길을 돌리면서 투자수요에 민감한 중대형 아파트의 낙찰가율 하락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중대형 아파트는 일반 거래시장에서 중소형에 비해 가격이 늦게 오르고 빨리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경매 역시 이 같은 현상이 반영되고 있다"며 "반면 중소형 아파트는 내 집 마련을 위한 실수요가 많다 보니 낙찰가율도 뒷받침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17일 입찰한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가좌동 161㎡ 아파트의 경우 감정가 7억5,000만원의 60%에도 못 미치는 4억4,589만원에 낙찰됐다. 앞서 16일 입찰한 서울 광진구 자양동 더샵스타시티 243㎡도 낙찰가격이 29억5,000만원으로 감정가(43억원)의 69% 수준이었다.
하 연구원은 "주택거래시장이 다시 회복되지 않으면 경매시장도 중대형의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낙찰가율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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