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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검사보다 변호사… 입맛 바뀐 사법연수생

42기 연수생 설문 결과<br>법관 즉시 임용제 폐지 영향에 최상위권 로펌 선호 경향 뚜렷

최근 사법연수생들이 판ㆍ검사보다는 법무법인(로펌) 변호사가 되기를 더 선호한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석박사 통합과정의 이준석씨는 42기 사법연수생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21일 밝혔다. 설문조사는 연수원 입소 직후인 2011년 3월과 4학기 실무수습과정 시작 직전인 2012년 5월 두 차례 이뤄졌다.

이씨가 지난 17일 '서울대학교 법학' 최근호를 통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첫 조사에 응한 42기 연수생 289명 가운데 약 49%가 가장 선호하는 직업으로 판사를 택했다. 검사는 26%, 중ㆍ대형 로펌 변호사 8%, 행정부 4%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두 번째 설문조사에 참여한 199명 중 중ㆍ대형 로펌 변호사는 26%로 껑충 뛰었다. 판사는 26%, 검사는 11%로 비율이 크게 떨어졌다.

소규모 로펌 변호사는 2%에서 10%로, 사내변호사는 1%에서 6%로 비율이 상승해 전체적으로 변호사 선호도가 판·검사 선호도에 비해 두드러지게 높아졌다.

42기 연수생은 법조 일원화에 따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생과 본격 경쟁해야 하는 첫 세대로 입소 당시부터 주목을 받아온 기수다. 지난 1월 826명이 연수원을 수료해 각 분야로 흩어졌다.



이씨는 42기 연수생의 직업 선호가 급격히 바뀐 객관적 원인으로 법관 즉시 임용제 폐지를, 주관적 원인으로 삶의 우선순위 변화와 판·검사에 대한 인식 악화를 꼽았다.

이씨는 "42기 연수생은 연수원 수료 직후 판사로 바로 임관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며 "재판연구원도 지위가 불안정해 판사 대신 검사나 변호사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삶의 우선순위를 조사한 결과 '사회정의 실현'을 덜 중요시하고 '좋은 선배의 지도'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변화했다"며 "판·검사에 대한 기대도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설문 결과에 대해 "법원과 검찰은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국내 10대 대형 로펌에 취업한 제2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가운데 서울대 로스쿨 출신이 40%에, 연세대와 고려대 로스쿨 출신도 각각 15%에 달해 로스쿨 출신 사이에서도 로펌 변호사가 인기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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