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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차기 권력지분 놓고 원로들까지 나서 기싸움

장쩌민·리펑 등 공개활동 활발<br>자기 파벌 후계자에 힘 실어줘<br>차기 상무위원 내달 15일 발표

5세대 지도부가 들어서는 중국 공산당 18차 전국대표대회를 눈앞에 두고 장쩌민 전 주석, 리펑 전 총리 등 원로 정치인들이 활발한 공개활동을 벌이고 있다. 원로들은 당대회 등 민감한 정치계절에는 현정권에 부담을 주고 당의 단합을 저해할 수 있는 공개행보를 자제해온 것이 관례다.

하지만 이번 당대회를 앞두고는 원로들이 대학 기념식 참석, 장학기금 출연 등 보란 듯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차기 최고지도부(정치국 상무위원) 구성을 놓고 당내 파벌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원로들까지 전면에 나서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리 전 총리는 30일 산시성에 있는 모교인 옌안대에 300만위안을 출연해 장학기금을 설립했다. 지난 1989년 텐안먼 사태 당시 민주화시위대의 무역진압을 주도했던 리 전 총리는 보수파의 대부로서 현지도부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가장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는 원로는 상하이방의 대부인 장 전 주석이다. 그는 최근 상하이 해양대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22일 태자당의 좌장인 쩡칭홍 전 부주석과 함께 베이징 국가대극원에서 오페라를 관람했다. 반면 과거 장 전 주석과 경쟁했던 리루이환 전 정협 주석은 공청단파인 후진타오 주석 계열로 알려진 궈진룽 베이징시 서기를 대동하고 테니스 경기를 관람했다.

정치분석가인 장리판은 "아직까지 계파 간 차기 권력지분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원로들이 자신이 밀고 있는 파벌 후계자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기 상무위원 명단은 오는 11월8일 개막하는 18차 당대회에서 일주일간의 일정을 거쳐 18기 중앙위원을 확정한 다음 이들 중앙위원이 15일 제18기 1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18기 1중 전회)를 열어 최종 확정한 뒤 발표된다. 따라서 18기 1중 전회 때까지 원로와 현직 지도부 간의 치열한 밀고 당기기가 지속되며 최고지도부 인선이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보시라이 전 서기의 당적박탈과 사법처리에는 각 정파가 동의했지만 처리과정에서 계파 간 후유증이 심해 아직 차기 권력지분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후 주석이 이끄는 공청단파 계열의 왕양 광둥성 서기는 리펑의 반대로 상무위원 진입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왕 서기는 태자당파인 보 전 서기와 올해 초까지 상무위원 진입을 다퉜던 인물이다. 공청단 계열로 후 주석의 지지를 받고 있는 리위안차오 당 조직부장도 리펑의 반대에 부딪혀 상무위원 진입이 불확실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물밑의 상호 비방전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가 원자바오 총리 일가의 재산축적 기사를 내보낸 것도 태자당 등 일부 세력이 보시라이 처벌을 주도한 원 총리를 공격하기 위해 서방언론을 이용한 것이라고 미국에 서버를 둔 중국계 온라인신문 보쉰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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