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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경기회복 독일만 웃는다

유로화 강세에도 경제 탄탄… 경기지표 격차 갈수록 벌려<br>佛·伊는 제조업·고용 불안… ECB에 추가 부양책 요구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기회복의 수혜가 강대국 독일에 집중되면서 프랑스ㆍ이탈리아 등 나머지 국가들과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또 독일 주도의 경기회복으로 유로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유로존 국가들에서 물가 및 실업 쇼크가 촉발되자 연내 추가 부양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파브리지오 사코만니 이탈리아 재무장관은 "유로강세가 유럽의 미약한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유럽 중소기업들을 돕기 위해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부양책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경고했다.

사코만니 장관은 "유로 경제의 현황은 미약한 회복세 정도이지만 유로가치는 최고 수준"이라며 "시장이 올해 안에 구체적인 유동성 공급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로존은 2ㆍ4분기에 '6분기 연속된 경기침체'에서 탈출한데다 7월부터 4개월 연속 대표적 제조업지표인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경기회복'을 의미하는 50선을 상회하면서 회복 기대감이 커졌다. 여기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당초보다 좀 더 늦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더해지며 지난주 유로가치는 2년여 만의 최고 수준인 유로당 1.38달러 중반대로 치솟았다. 하지만 이는 독일 경제의 회복세에 근거한 것으로 독일을 제외한 기타 유로존 국가들의 경제여건은 회복기조와 거리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실제 프랑스 PMI는 지난 2012년 3월부터 올 10월까지 19개월 연속 50선을 하회하며 유럽 주요국 중 최악의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위기 이래 문을 닫는 공장들이 늘어나며 프랑스 제조업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프랑스의 2ㆍ4분기 실업률은 2008년 말 이래 최고 수준인 10.9%로 올라갔으며 5분기 연속 두자릿수에 머물렀다. 이달 중순 발표될 3ㆍ4분기 경제성장률(GDP)도 0.2%에 그쳐 독일(0.6% 예상) 등을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탈리아는 차 산업의 회복세 등에 힘입어 4개월 연속 제조업지표가 50 이상을 기록했지만 이달 나올 3ㆍ4분기 경제성장률은 -0.4%에 그치며 9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간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올 초 유로존 권고 수준인 2% 내외에 달했던 물가상승률(CPI)이 10월에는 0.7%까지 급락하며 디플레이션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3ㆍ4분기 실업률도 2007년 말 이래 최대인 12.5%로 악화됐고 15~24세의 실업률은 약 40%에 달해 스페인과 함께 유로존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들 국가의 수출이 회복되려면 경기약세를 반영한 유로화 평가절하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탄탄한 독일 경제가 이를 가로막고 있다. 독일 PMI는 10월까지 4개월 연속 50 이상을 기록했으며 최근 3개월 동안은 51선을 넘어섰다. 10월 실업률은 6.9% 로 유로존 평균(12%)의 절반 정도다. 독일 뮌헨 소재 IFO경제연구소 등 민간 4대 싱크탱크그룹은 "올해 독일의 성장률은 신흥국 및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라 0.4%에 그치겠지만 내년 성장률은 내수회복세에 힘입어 1.8%로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독일은 유로화 도입 이래 사실상 환 가치가 평가절하된 상태여서 유로강세의 영향도 상대적으로 적게 받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로존의 물가 및 실업지수는 현재의 회복세가 독일 주도로 나타난 '지표상 수치'임을 확인해준다"며 "ECB가 7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존의 부양기조를 확인한 뒤 다음달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게 시장의 관측"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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